MBC ‘황금어장’ SBS ‘절친노트’ KBS ‘개그스타’ 작가 최대웅
입력 2010-01-17 19:07
“올 예능계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 성공할 것”
유머감각이 남달랐던 한 소년은 친구의 권유로 고2때 KBS ‘비바청춘’에 참가하게 된다.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방송국의 분위기에 매료돼 방송국에서 일하는 꿈을 키운다. 하지만 얼굴이 안되니 연기자는 포기했고 글을 좀 쓰는데 방송작가는 괜찮겠다 싶었다.
1994년 대학 졸업과 동시에 SBS 예능 작가로 들어선 지 어느덧 17년이다. ‘2009 한국방송작가상 예능부문’ 최우수 작가상을 받은 최대웅 작가(39)를 1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만났다.
현재 그는 MBC ‘황금어장’ SBS ‘절친노트’ KBS ‘개그스타’에서 활약 중이다. 한국 예능계의 한 복판에 서있는 그가 바라보는 ‘버라이어티’는 무엇일까?
“원래 ‘버라이어티’는 다양하다는 뜻이에요. 하지만 한국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은 모두 리얼 버라이어티 위주여서 안타까워요. 시청자가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이 없어요. 좀더 다양한 형식이 사랑받고 시청자도 고를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개그스타’는 소중하다. 그의 프로그램 중에 시청률은 가장 저조하지만, 신인을 발굴한다는 취지와 점점 설 자리가 좁아지는 콩트 코미디 형식이라는 점 때문이다.
“이제 예능계에서 유·강(유재석 강호동) 진행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잘 나오는 건 기본이지요. 미래를 위해서 신인을 키우는 게 중요해요. 전혀 이 분야 아닌데 인기를 얻은 김태원이나 한때 저조했지만 지금은 부활한 김국진 등 새로운 예능계 인재가 등장해야 해요. 그러려면 빅 MC 사이에서 신인이 지도받고 교류하면서 커야하지요.”
‘개그스타’는 선배 개그맨이 후배 개그맨을 이끌어주고 격려한다. 지망생이 예전보다 1.5배 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반응은 나쁘지 않다.
대표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에 대해서는 “현재도 잘하고 있지만 좀더 욕심을 내본다”고 한다. ‘무릎팍도사’는 월드스타를 게스트로 섭외하는 게 목표고, ‘라디오스타’는 따뜻하게 변하는 게 바람이다.
‘착한 라디오스타’는 상상되지 않는다고 지적하자 그는 “‘김현식 가요제’때 반응이 좋았다. 따뜻한 주제지만 그 속에 촌철살인의 멘트로 웃기는 방식이 가능하다”고 받아친다. 이어 “루머나 캐내고 막말 방송하는 방향은 자제하겠다”면서 “우리가 그동안 그렇게(독하지 않게) 못 웃겨서 그런 게 아니다. 다른 방식으로도 얼마든지 웃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과거 사이가 불편한 연예인을 불러내던 ‘절친노트’도 화기애애한 ‘시즌3’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 ‘금요일 저녁마저 서로 싸우는 프로그램을 보면 시청자가 지칠 것 같다’는 게 이유다.
그는 올해 예능의 키워드로 ‘긍정’을 골랐다. “저 원래 ‘씹는’ 프로그램 좋아해요. 하지만 싸우고 헐뜯고 비방하는 게 시대가 풍요로울 땐 상관없는데 요즘 살기가 너무 힘들잖아요. 그런데 막장 드라마에 막장 예능까지 TV만 틀면 안좋은 모습만 나오니까 이제 시청자가 지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작년과 달리 좀더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이 돋보이는 예능 프로그램이 선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글·사진=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