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속 오염, 태아기형 유산위험 높인다
입력 2010-01-17 17:58
불임이나 유산, 기형아 임신 등으로 고통 받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 결혼한 7쌍 중 1쌍이 여러 가지 원인으로 아이를 갖지 못해 고민하고 있으며, 3쌍 가운데 1쌍은 그 원인조차 모른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
그런데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한 원인이 드러났다. 바로 임산부의 중금속 오염이다.
세계태아학회 상임이사 겸 연이산부인과 원장 김창규 박사팀은 “기형아 출산과 2회 이상 자연유산을 경험했거나 원인 모를 불임증을 겪고 있는 가임기 여성 235명의 머리카락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알루미늄 수은 바륨 납 등 유독성 중금속 비율이 정상아 임신 여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측정됐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태아의 기형, 원인 모를 불임, 습관성 유산이 각종 중금속에 노출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김 박사는 “물과 공기, 식품 속에 포함돼 있던 중금속이 먹이사슬을 통해 모체에 들어가 축적되면 임신 시 탯줄을 통해 고스란히 태아에게 전달돼 기형 유발 등과 같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납은 습관성 유산, 카드뮴은 이타이이타이병, 수은은 미나마타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셀레늄과 칼슘 인 마그네슘 등 필수 미네랄 성분이 부족하게 되면 조산 위험이 높아지고 임산부의 엽산 부족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 심장병, 안면 기형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 같은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가임기에는 비타민E 등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 섭취를 통해 중금속 노출을 최대한 억제하거나 해독하고, 셀레늄 아연 엽산 등 필수 미네랄의 균형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 박사는 “특히 2회 이상 유산 또는 기형아 임신 경험이 있는 고위험군 임산부는 전문의 상담과 모발 성분 검사 등을 통해 자신의 신체 상태에 맞는 맞춤형 중금속 해독 및 영양 보충 요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