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南 급변계획은 도발… 보복성전 개시”

입력 2010-01-15 21:47

우리 정부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행동 계획을 최근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북한의 최고기관인 국방위원회가 15일 대변인 성명까지 내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북한은 그러면서도 지난해 10월 우리 정부가 제안한 옥수수 1만t 지원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이날 판문점 적십자 채널을 통해 통보했다. 우리 정부는 즉각 지원 절차에 착수키로 했다.

대변인 성명은 “보도에 의하면 최근 남조선 당국자들이 우리 공화국에서의 그 무슨 ‘급변사태’에 대비한 ‘비상통치계획-부흥’이라는 것을 완성해 놓았다고 한다”면서 “이는 우리의 사회주의 제도 전복을 기도한 남조선 당국의 단독 반공화국 체제 전복 계획”이라고 규정했다. 북한 국방위가 1998년 최고권력기관이 된 후 국방위 또는 국방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낸 것은 처음이다.

성명은 또 “남조선 당국의 무모한 도발 계획이 완성되고 그것이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는 조건에서 청와대를 포함해 이 계획 작성을 주도하고 뒷받침해온 남조선 당국자들의 본거지를 송두리째 날려 보내기 위한 거족적인 보복 성전이 개시될 것”이라고 남측을 강하게 위협했다. ‘비상통치계획-부흥’의 작성 주체로 알려진 통일부와 국가정보원 해체도 요구했다.

성명은 아울러 “남조선 당국이 저지른 반공화국 죄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지 않는 한 북남관계를 개선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앞으로의 모든 대화와 협상에서 철저히 제외될 것”이라며 앞으로 6자회담이나 평화협정 체결 협상에서 남측을 배제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

북한 국방위의 공격적인 대변인 성명이 나오면서 남북관계는 심각한 경색 국면에 빠질 위기에 처하게 됐다. 특히 전날 조선아태평화위원회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 관광 실무접촉을 제안하고, 남측이 제안한 옥수수 1만t 지원 제안을 수용한 것조차 북측이 백지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일부 언론 보도를 근거로 우리 측에 위협적 언동을 하는 데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의근 기자 pr4p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