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 2010년 투자 계획… 삼성 1만9000명·LG 1만명 채용 ‘고용의 봄’ 오나

입력 2010-01-15 21:51


경기 회복 조짐… 삼성 26조5000억 최고 현대·기아차 10조5000억

주요 기업들이 올해 사상 최대 투자를 계획한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마무리되고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선행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은 투자확대에 맞춰 고용규모도 늘릴 예정이어서 올해 대기업 신규채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5일 집계한 30대 그룹의 투자규모는 2007년 68조81억원에서 현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81조870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74조8013억원으로 줄었다가 올해는 87조150억원으로 늘리기로 한 것. 전경련이 30대 그룹 투자·고용계획을 조사한 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 가운데 시설투자는 64조7307억원, 연구개발(R&D) 투자규모는 22조2843억원으로 집계됐다.

30대 그룹 신규채용 규모는 2007년 6만7540명에서 2008년 8만4642명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7만2863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8.7% 늘어난 7만9199명을 뽑는다.

기업별 투자액을 보면 삼성이 30대 그룹 전체 투자계획액의 30%에 달하는 26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해 전 세계적인 경기불황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했던 삼성은 올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그룹 전체 투자계획의 70%에 가까운 18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3분기 투자설명회(IR)에서 올해 반도체에 5조5000억원 이상, LCD에 3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경쟁업체인 하이닉스가 일찌감치 올해 투자규모를 애초 계획했던 1조5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늘려 잡았고, 삼성이 2011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중국 광저우 7.5세대 LCD 생산설비 투자 등을 고려하면 올해 전체 투자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인 10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시설부문 투자는 5조9000억원, 친환경차 개발 등 R&D부문 투자가 4조6000억원이다. 올해 사상 최대인 15조원 투자를 발표한 LG에 이어 SK그룹도 R&D부문을 중심으로 역대 사상 최대인 7조원 이상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도 14일 국내 철강부문 5조원과 성장 투자 3조원 등 사상 최대인 9조3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올해 3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인수·합병(M&A)으로 인한 지분투자와 해외투자에 들어가는 1조원을 포함하면 총 투자비가 4조500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약 2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최근 경영계획을 다시 짤 것을 지시한 것과 관련, “올해는 더욱 해외 지향적인 방향으로 경영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도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 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올해 채용 규모는 인턴 300명가량을 포함해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2000명이 될 전망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도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지난해(1350명)에 비해 48.1% 증가한 2000명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STX는 총 투자 목표를 지난해보다 10%가량 많은 1조2000억원으로 잡았다.

이명희 유병석 김도훈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