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고교선택제… 역시 ‘강남’에 쏠렸다
입력 2010-01-15 19:05
경쟁률 6.2대 1로 최고… 중계동·목동 속한 群 뒤이어 7개교 미달… 학교 이름 공개안해 경쟁유도 취지 무색
서울 지역 고교 입시에서 올해 처음 실시된 고교선택제 결과 강남군(강남·서초구) 학교의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지원자 쏠림 현상으로 선호 학교와 학원이 몰려 있는 북부군(노원·도봉구)과 강서군(강서·양천구) 학교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교선택제에 따른 2010학년도 후기 일반계고 지원 경향’을 발표했다.
◇인기 좋은 강남=고교선택제에 따라 지난달 중학생들은 서울 전체 학교에서 2곳(1단계), 거주지 학교군에서 2곳(2단계)을 선택해 지원했다. 시교육청은 1, 2단계 지원 내용을 토대로 학교별 모집 정원의 60%를 추첨으로 뽑고 3단계에서 나머지 학생들을 배정한다. 이날 발표는 학생들의 1, 2단계 지원 경향을 분석한 것이다.
1단계 지원에서 학교군별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강남군의 경쟁률은 6.2대 1이었다. 중계동이 있는 북부군이 5.5대 1, 목동이 위치한 강서군이 5.4대 1의 경쟁률로 뒤를 이었다. 중계동과 목동은 강남군의 대치동과 함께 ‘사교육 빅3’로 불린다.
강남군은 타 지역 학생의 지원 여부를 알 수 있는 ‘학교군별 선택 집중도’에서도 4%를 기록, 중부군(종로·용산·중구)의 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선택 집중도 4%는 강남군에 거주하지 않는 학생 가운데 4%가 강남·서초구에 있는 학교에 지원했다는 뜻이다. 11개 학군 중 6곳은 선택 집중도가 1%에 미치지 못했다. 중부군은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유입되는 외부 학생 수가 많아 선택 집중도가 높다. 1단계에서 거주지 학교군이 아닌 타 지역 학교군을 선택한 학생은 14.9%였다.
◇최고 선호 학교는 신도림고=1, 2단계에서 모두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곳은 구로구의 신도림고로 경쟁률이 1단계 17.1대 1, 2단계 11.1대 1에 달했다. 하지만 1, 2단계 모두 지원자가 정원에 미달한 학교가 7곳이나 됐으며 최하위 학교 경쟁률(1단계)은 0.4대 1에 그쳤다.
그러나 신도림고를 제외한 선호 학교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다. 학교 간 경쟁을 유도해 공교육의 질을 끌어올리겠다는 제도 도입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학교명을 모두 공개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도입 첫 해부터 인기 학교 이름이 공개될 경우 학교 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달 말까지 배정 작업을 마친 뒤 다음달 12일 최종 배정 학교를 발표한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