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지진 대참사] 한신 대지진과 판박이… 진앙 깊이·규모·지각 수평이동 등 흡사
입력 2010-01-15 18:58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아이티를 강타한 지난 12일의 강진과 1995년 일본 열도를 공포에 떨게 했던 한신(阪神)대지진은 판박이에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한신대지진은 95년 1월 17일 일본 간사이(關西) 지방 효고(兵庫)현 남부의 고베(神戶)시에서 규모 6.9 강진이 발생한 것으로 6433명이 숨지고 4만3000여명이 다쳤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5일 일본 내 지진 전문가들의 분석 결과 등을 인용, 양국에서 발생한 지진의 발생 형태와 규모, 지리적 상황 등이 거의 똑같을 정도로 흡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사결과는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발표 자료 등을 토대로 일본 각 대학 연구팀이 자체적으로 도출해 낸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두 지진의 발생 형태는 모두 지층의 암반이 좌우로 벗어난 채 흔들리는 식으로 진행됐으며, 좌우 진동을 일으킨 지층면의 길이도 40㎞ 정도에 달했다. 지진의 강도와 진원의 깊이도 유사했다. 지진 에너지를 표시하는 매그니튜드(M)와 깊이는 각각 아이티 강진이 7.0과 13㎞, 한신대지진이 6.9와 15㎞로 비슷했다. 지진으로 인한 극심한 진동이 15초 동안 계속됨으로써 인근에 위치한 대도시가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었던 것도 공통점으로 꼽혔다. 쓰쿠바(筑波)대학의 야기 유지(八木勇治) 준교수는 “이번 아이티 강진의 진원지 바로 옆에 수도 포르토프랭스가 위치해 더욱 많은 사상자가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