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정국 ‘정몽준의 재발견’
입력 2010-01-15 21:57
친이-친박 대화 촉구하고 충청 찾아 여론 다독이기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 이후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의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 대표는 세종시 수정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당내 친이-친박 간 대화를 촉구하며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들끓고 있는 충청여론을 다독이기 위한 충청도민과의 접촉도 늘렸다.
정 대표는 이번주 내내 당 최고위원회의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등을 통해 세종시 문제 해결을 위한 당내 화합과 대화를 강조했다. 그는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 “세종시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기 위해 마음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또 세종시 원안유지 입장을 고수하는 친박계를 향해 무리한 고집을 부리다 목숨을 잃은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성어로 비판하기도 했다. 정 대표 측근 의원은 15일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했다기보다 조금 더 유연성을 가져야 다른 쪽(친이계)도 한발 움직일 수 있다는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정 여론 확산을 위한 충청권 방문도 잦아지고 있다. 14일에는 충남 천안에서 국정보고대회를 가졌고 16일에는 예산을 찾아 당원들과 함께 용봉산을 등산하고, 당진의 현대제철도 방문할 계획이다.
당내에는 정 대표의 적극적인 정치 행보를 그간 불안했던 당 대표로서의 입지를 본격적으로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있다. 정 대표 측 관계자는 “정 대표가 세종시 논란을 통해 승계 대표로서 한계를 스스로의 역량으로 극복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면서 “세종시 문제 해결 여부에 따라 정 대표에 대한 친이 측의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간 제기돼온 당내 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잦아들고, 장광근 사무총장과의 갈등설도 진정 기미를 보이며 정 대표 체제가 한층 안정감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 대표는 다만 세종시 수정안을 홍보하는 국정보고대회를 놓고 당내 친박계의 반발이 일자 이의 조기 중단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장 사무총장은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 국정보고대회 조기 중단 여부를 보고한 뒤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