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구호,치안 부재에 ‘발동동’
입력 2010-01-15 18:26
인접 도미니카 속 한국 선교단체들 입국 어려움으로 대기중
아이티 지진 참사로 각 단체의 구호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 선교사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기독교한국침례회, 미국 남침례회 소속으로 20년째 활동 중인 김영구(52) 선교사는 15일 전화통화에서 “16일 미국 남침례회 소속 교단선교부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며 “선교부는 의료팀을 구성하고 생필품을 준비해 파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그러나 “아이티는 외국인에 대한 위협과 약탈 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아시아인을 비롯해 유색인종에 대한 공격 때문에 쉽사리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처럼 현지 접근이 어렵다는 보고는 선교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예장 합동(GMS) 파송 전용구(66) 선교사도 “한국 선교사들이 도우려 해도 현지의 치안이 부재한 상태여서 아이티 입국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라며 “도미니카 한국대사관은 한국인의 아이티 입국을 만류하고 있고 설사 들어가더라도 차량이나 물품이 탈취될 위험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전 선교사는 “오히려 시간이 경과한 후에 의료진과 생존자를 위한 도움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현지 선교사들에 따르면 아이티 지진 현장에서 유일하게 남아 구호활동 중인 선교사는 ‘한국사람의 교회’ 백삼숙 목사다. 백 목사는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 타바 지역에서 고아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집’을 운영해왔다. 현지 한인들은 아이티에서 철수하고 있지만 백 목사는 차마 고아들을 떠날 수 없어 구호를 펼치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어 비교적 안전한 가운데 활동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도미니카공화국에는 100만명의 아이티 출신 근로자와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한국 선교사들 중에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경우도 있다. 김보원(51) 선교사는 아이티 교회 2곳을 돕고 있는데 그중 소노마교회는 4년 전 개척했고 에벤에셀교회는 협력 중에 있다.
김 선교사는 “에벤에셀교회 교인 가운데 6가정이 고향 가족들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2가정이 가족을 찾으러 떠났다”고 말했다. 그는 “도미니카에 사는 아이티인들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며 “하루하루 걱정과 탄식 속에 살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선교사들은 국내 교단선교부나 단체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교사들은 대략 30명 정도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예장 통합을 비롯해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한국침례회 예장대신 기아대책 CMI 국제사랑의봉사단 소속 선교사들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