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재계는 투자·고용에 더 적극 나서야

입력 2010-01-15 18:01

올해 대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늘어날 전망이다. 전경련은 어제 이명박 대통령을 초청한 가운데 개최한 30대 그룹 간담회에서 올해 30대 그룹 투자 계획은 87조1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3%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채용 인원도 7만9199명으로 전년 대비 8.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도 고용시장 한파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이처럼 투자와 고용을 늘리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전경련은 그제 가진 올해 첫 회장단 회의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업종 단체장들이 참여하는 ‘300만 일자리 창출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통상 연 25만개인 신규 일자리를 40만개로 늘려 8년간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중소기업이 뒤따라가면서 경제에 숨통이 트이기 마련이다. 사실 이 대통령이 입이 아프도록 투자와 고용을 당부했지만 그동안 기업들은 외면해온 측면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비록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30대 그룹의 투자가 전년보다 8.6% 감소했고 신규 채용도 13.9%나 줄었다. 올해 늘어난다 해도 겨우 재작년 수준을 회복하는 것이다. 삼성그룹을 대표한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이 “경기변동 등 상황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가능하면 더 늘려야 한다.

전경련은 그동안 재계의 이익과 입장만 대변하는 단체로 인식돼 왔다. 투자의 전제조건으로 규제 완화를 외치고는 막상 규제가 풀리면 투자는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식이었다. 이번 ‘300만개 일자리 창출위원회’를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조직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