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희망공동체로 자리매김 안양제일교회… 선교로 승부한다
입력 2010-01-15 17:32
교회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교회론의 기초가 되는 이 질문에 ‘선교(mission)’라고 대답하지 않을 목회자가 있을까. 하지만 ‘첫째도 선교요, 둘째도 선교요, 마지막도 선교’임을 교회의 핵심 가치로 관통시키며 폭발적인 교회 성장을 일궈가는 목회자가 있어 주목된다. 나이 50. 작은 눈에 온유한 듯하면서도 매서운 카리스마를 풍기는 목회자. 안양제일교회 홍성욱 목사는 ‘선교적 교회만이 세상의 희망’이라는 일념으로 안양제일교회를 안양 지역의 희망공동체로 이끌고 있다.
“제게는 오래 전부터 품어온 꿈이 하나 있습니다. 목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신학대에 들어간 뒤부터 지금까지 단 하루도 그 꿈을 놓지 않았으며,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많은 밤을 이 꿈과 더불어 뒤척이며 지새웠습니다. 그 꿈은 큰 교회 담임목사가 되는 것이 아니요, 유명한 목회자가 되는 것도 아니요, 제가 목회하는 교회를 사도행전에 나와 있는 지상 첫 교회와 같은 모습으로 세우는 것입니다.”
그럼 사도행전에 나와 있는 지상 첫 교회는 어떤 모습인가. 홍 목사는 사도행전 1장 4절 이하에는 교회의 형성 과정을 기록하고 있는데 다섯 가지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첫째, 지상 첫 교회는 탄생부터 성령이 계획하시고, 디자인하시고 세우셨던 성령공동체였으며 둘째, 예배를 우선시하고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와 도움을 경험한 예배공동체였다는 것이다. 셋째는 하나님의 관점으로 올라가는 비전공동체였고, 넷째는 평신도를 동력화해 그리스도의 사명을 계승하는 사명공동체, 다섯째는 선교의 결과로 모인 사람들이 또 다른 지역의 선교를 시작하는 선교공동체였다는 것이다.
안양제일교회 성도들은 홍 목사가 부임한 2003년 7월부터 비전을 공유하며 성령이 이끄시는 선교적 교회로 변화됐다. 물론 그 전에도 안양제일교회는 지역에서 매우 유명한 교회였다. 이 교회는 1930년 안양의 의사 1호이자 안양의 슈바이처로 잘 알려진 고 이형래 장로가 설립했다.
이 장로의 사랑 실천으로 교회는 안양에서 신뢰와 권위를 구축했으며, 지역 여론을 주도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이런 안양교회에 부임한 홍 목사는 초대교회처럼 성령 충만한 교회로 이끌면서 성도들의 선교 열정을 끌어냈고 곳곳에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선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4일 이 교회 청년 40명은 전남 진도에 내려가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청년들은 진도의 몇 교회에 흩어져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크리스마스 축제를 열었다.
청년들이 진도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이유가 있다. 진도의 복음화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안양제일교회는 홍 목사의 선교 전략에 따라 5년 전부터 진도를 집중 선교하고 있다. 당시 전남도의 복음화율이 20%인데 진도는 8%였다. 인구 3만5000명에 교회는 95개. 인구 대비 교회 수는 적은 게 아니다. 하지만 복음화율이 전남도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것은 무속인을 길러내는 무당학교가 있을 정도로 타 지역보다 무속신앙이 강하기 때문이다.
진도의 교회들은 아예 안양제일교회에 지역 복음화를 위해 세미나, 봉사활동 등을 요청했다. 그래서 안양제일교회는 2005년부터 진도에 14개 거점교회를 두고 매년 봄 전도대회와 목회자 세미나를 열고 있다. 홍 목사는 매년 봄 진도에 직접 내려가 전도 활동을 펼친다.
교회는 이뿐 아니라 진도 지역교회 목회자 자녀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목회자 부부 성지순례 등을 지원하면서 목회자들이 진도를 떠나지 않고 목회에 전념하도록 돕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진도의 복음화율은 10%로 올라섰다고 현지 목회자들이 전한다. 안양제일교회는 2017년까지 진도 복음화율은 20%대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안양제일교회는 경로대학이 유명하다. 매주 목요일 600여명의 노인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노년을 행복하게 보낸다. 충청도에서 올라오는 노인들도 있다. 그 외에도 부부성장학교, 어머니학교, 아버지학교, 할머니교실, 한부모교실, 부모교실, 청소년교실 등 다양한 교육과 훈련 프로그램으로 교인들을 철저히 양육하고 제자화한다.
무엇보다 이 교회는 청년들이 많다. 6000여명의 출석교인 가운데 청년이 1000명이 넘는다. 청년 셀만 100개 이상이다. 교회는 고등부 학생들을 위해 25억원을 들여 체육관식 강당을 지어줬고, 청년들에게는 90억원을 들여 비전센터를 마련해줬다. 안양제일교회는 해외 선교사들에게 퇴직금과 보너스를 주는 것은 물론 생활비와 사역지원금을 별도로 구분해 지급한다. 해외 선교사가 좋은 결실을 맺는 이유다. 이 교회는 매주 화요찬양기도회, 금요성령집회를 연다. 여기서 교인들은 성령을 체험하고 인격적인 변화를 겪는다.
안양제일교회가 81년이 된 교회지만 젊은 것은 성령이 충만하고 선교에 열정 있는 성도들이 많기 때문이다.
안양=이승한 기자 s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