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막고 멋내고…요즘 ‘워머’가 대세
입력 2010-01-15 17:34
보온 온도 2도 올리는 패션 소품
“멋 부리다 얼어 죽겠다.” 미니스커트나 핫팬츠를 입고 집을 나서는 손녀딸 뒤통수에 대고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 아닌 게 아니라 정말 춥다. 도심 건물에도 주렁주렁 고드름이 달렸다.
최근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면서 재킷이나 코트는 물론 모피 코트도 5부 7부 소매가 대세였다.
올겨울 기습추위는 있지만 강추위는 없을 거라던 기상청 예보를 믿고 5부나 7부소매 코트를 준비했던 이들. 초겨울이라면 옷을 새로 한벌 장만하겠지만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이 2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새 옷을 사자니 그렇고, 그냥 버티자니 춥다. 이럴 때 옷 위에 덧끼는 토시, 즉 워머(warmer)를 활용하면 큰 돈 들이지 않고도 남은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다.
쿠아 김은정 디자인실장은 “올겨울에는 복종별로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워머가 나와 있다”면서 “소품을 더하는 플러스 코디를 하면 레이어드룩이 연출돼 멋스러우면서 추위도 이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패션과 보온을 2도씩 높여 주는 워머,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선 찬바람 솔솔 들어오는 목을 위한 워머가 제일 다양하다. 그 중 멋쟁이들에게 사랑받는 디자인은 이번 겨울 최고 유행 소재인 퍼(모피)와 손뜨개스타일 니트가 인기다. 원통형으로 꼬임을 넣어 길게 짠 니트 넥 워머는 한번 둘러 길게 늘어뜨려도 좋고, 두번 감아주면 바람이 완벽하게 차단된다.
팔을 위한 워머는 손목까지 오는 것과 손등을 덮는 것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손등까지 오는 것은 엄지손가락 부분에 구멍이 나 있다. 7부나 5부 소매 코트에 곁들이면 긴소매 코트를 입은 것보다 더 따뜻하다.
추운 바람에도 미니스커트나 핫팬츠를 포기 못하는 이들에게 레그 워머는 필수품이다. 종아리만 감싸주는 것부터 사이하이부츠처럼 허벅지까지 오는 것도 있다. 타이츠처럼 딱 맞는 것, 흘러내리는 듯 헐렁한 스타일 등 디자인도 여러 가지다. 올겨울 유행 아이템으로 보온성을 자랑하는 어그부츠도 레그 워머의 도움이 필요하다. 대부분 발목 위까지만 오는 어그부츠와 미니스커트 사이 드러나는 부분을 워머로 감싸줘야 보온효과가 제대로 발휘된다. 레깅스 위에 덧입으면 바지를 두벌 입은 것만큼 따뜻하다. 허벅지 위까지 오는 워머를 구하기 어렵다면 짧은 것 두개를 위아래 연결해 입으면 된다.
김 실장은 “옷과 워머 색상을 어떻게 매치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차분한 느낌을 원한다면 워머를 겉옷과 같은 계열로, 화려하고 눈에 띄는 차림을 즐기고 싶다면 원색, 특히 보색 계열로 고르면 된다.
혹한이 몰아치면서 어린 시절 썰매 탈 때나 썼던 귀마개도 패션소품으로 거듭났다. 비니나 베레모 위에 귀마개를 걸치면 빈티지 패션이 된다. 빵빵한 패딩 점퍼 위에 퍼 조끼를 걸치는 등 언밸런스룩도 혹한기 스타일로 뜨고 있으므로 시도해볼 만하다.
헤드 이효정 디자인실장은 “정말 춥다 싶은 날은 골프나 등산용 소품으로 완전무장을 해보라”고 귀띔한다. 패딩 소재에 안쪽에 털까지 있는 골프용 방한모자는 귀덮개가 달려 있어 머리 이마 귀의 체온손실을 막아 준다. 또 겨울 산행을 위한 안면마스크(바라크라바)는 워머로도 해결이 어려운 얼굴 부위를 완벽하게 감싸 찬 눈바람에도 끄떡없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