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교사 일행 5명 철수않고 구호활동

입력 2010-01-15 00:20

규모 7.0 강진으로 국토가 초토화된 아이티의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한국인 선교사 등 일행 5명이 철수 권고를 무릅쓰고 현지인에서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국사람의 교회’ 백삼숙(67·여) 목사는 14일 “현재 교회에서 마을 사람들 40∼50명가량이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가 위치한 포르토프랭스 타바 지역은 이번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다. 백 목사는 현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사람의 교회’를, 아이티 고아들을 대상으로 ‘사랑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백 목사는 “선교사 1명과 미국에서 온 선교인 1명 등 총 5명의 한국인이 교회에 있다”며 “교회에서 그동안 보호해온 아이티 어린이들 25명가량과 이재민 20여명을 돌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 목사는 “대사관과 현지 한인업체 등이 도미니카공화국으로 철수를 권하고 있지만 아이티 고아들을 포기할 수 없어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던 한국인 공단 직원들 대부분은 오늘 도미니카로 철수할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백 목사는 “현지에 마실 물과 음식이 절대 부족한 상황”이라며 “그나마 물은 한국인들이 있는 공단에서 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식량이 다 떨어져 가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현지 사정을 전했다. 또 “생필품이 부족하자 사람들이 슈퍼마켓에서 허락 없이 물건을 가지고 나오고 있다”며 약탈이 자행되고 있음을 전했다



지진 발생 당시와 관련해서는 “가스가 폭발하는 줄 알았다. 2층 집인 교회가 붕괴되지는 않았지만 그릇이 깨지고 살림살이가 모두 쏟아지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며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 “보호 중인 아이티 아이들 일부가 부상을 입었지만 죽어가는 사람들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처지라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도미니카 재난방지청에서 일하는 구조 전문 봉사단원 송준권(38) 씨와 도미니카 주재 한국 공관 관계자 등 5명이 구호활동을 위해 국경을 넘어 아이티로 들어갔다. 도미니카 산토도밍고에 있던 선교사와 구호팀 관계자 등 8명도 육로로 포르토프랭스로 향했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