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산 통일딸기 남한서 수확했어요”

입력 2010-01-14 21:04


영하의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남북한이 함께 만들어낸 통일딸기 재배지에는 열기가 넘쳐흘렀다.

14일 경남 밀양시 하남읍 백산리 경남통일딸기 재배지인 오종대(54)씨의 비닐하우스에서는 통일딸기를 처음 수확하는 체험행사가 열렸다.

김태호 경남지사를 비롯해 이희아 경남통일농업협력회 홍보대사, 전강석 경남통일농업회장 등 80여명이 모여 탐스러운 통일딸기를 수확했다. ‘경남통일딸기’로 명명된 이 딸기는 지난해 9월 북한에서 키운 모종을 들여와 심은 것으로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공급된다.

통일딸기를 수확한 세 손가락의 피아니스트 이희아양은 “북한에 가서 그곳에서 재배한 통일딸기를 먹고 싶다”며 “딸기맛이 통일맛”이라고 말했다.

통일딸기 수확은 2007, 2008년에 이어 올해가 세번째다. 지난해에는 북한에서 들여온 모종이 담배괴저바이러스에 걸려 폐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번에 수확한 딸기는 지난해 4월 우리 품종인 설향 모종 5만 포기를 평양시 순안구역 천동국영농장에 심어 10만 포기로 늘린 뒤 지난해 9월 경남으로 다시 들여와 식재한 것들이다. 남북을 오가며 재배한 통일딸기는 오는 4월까지 50t 가량이 생산될 예정이다.

올해 통일딸기 재배지는 경남 사천시 곤명면 본촌리와 밀양시 하남읍, 상남면 등 8농가 1만7020㎡에 이른다.

통일딸기는 남북교류사업 영역 확대 차원에서 추진됐다. 김 지사는 “혹한 속에서 통일염원을 담은 통일딸기가 무럭무럭 자라 올해 남북관계에 희망적인 메시지가 되고 있다”며 “북한주민으로부터 꾸준한 신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남통일딸기를 성공적으로 재배한 오씨는 “지난 9월 모종을 경남도로부터 전달받은 후 밤낮으로 돌본 결과 작황이 좋을 것 같다”면서 “자라나는 학생들이 통일딸기 수확체험에 보다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밀양=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