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종목 바꿔 인생역전에 성공한 스포츠 스타들

입력 2010-01-14 22:08


우리 ‘과거’ 알아맞혀 보세요

프로골퍼 최경주는 초등학교 시절 씨름, 투창선수로 활약하다 중학생 때 역도선수로 뛰었다. 중1때 43㎏급에서 합계 150㎏쯤 들어올렸다고 한다. 이 체급 중학생 합계 최고기록이 184㎏(김용욱·1997)이고 보면 계속 역도선수로 남았으면 ‘소년장사’가 나올 법했다. 지난해 메이저대회인 PGA선수권대회를 석권해 일약 깜짝 스타로 떠오른 양용은은 21세때 골퍼로 입문하기전 보디빌딩에 심취해 조각같은 몸을 만들었다.



이처럼 중간에 종목을 바꿔 스타가 된 선수가 의외로 많다. 한우물을 파지 않고도 성공한 사례지만 다른 운동으로 다져진 기초체력이 그 종목의 기량을 일취월장으로 향상시키는데 도움을 준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고교때 바벨 대신 골프채를 잡은 최경주의 경우 역도로 다져진 하체와 허리힘이 볼을 멀리 쳐내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고 한다.

프로골퍼 가운데는 이들 외에 박세리가 초등학교때 허들과 투포환을 했고 강수연은 피겨스케이팅, 김미현과 홍란은 수영, 안선주는 테니스, 지은희는 수상스키선수 경력이 있다. 이들이 한 운동의 공통점은 하체발달에 도움을 주는 것이었고 결과적으로 이들이 골퍼로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이신바예바’ 임은지는 20세때 세단뛰기에서 장대높이뛰기로 종목을 바꿔 인생 역전에 성공한 케이스. 세단뛰기와 7종경기에서 국내 1인자였지만 국제 무대서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 그의 체력과 도약력, 유연성을 안타깝게 여긴 지도자는 장대높이뛰기로의 전향을 권유했고 입문 7개월만인 2008년 10월 한국 그랑프리 대회서 우승하게 된다.

프로배구 용병가운데서도 이색 경력선수가 있다. 삼성화재의 공격을 혼자 이끌다시피 하고 있는 가빈은 농구선수출신이다. 2m7의 큰 키로 농구와 배구를 병행하다 2004년 고교졸업반때 어머니의 권유로 배구를 택했다. 여자부의 GS칼텍스가 대체용병으로 데려온 데스티니는 높이뛰기와 배구를 병행하는 선수.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미국 대학부 높이뛰기를 석권했고 지난해 대학배구리그서는 텍사스대를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MVP와 득점왕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10일 국내 무대 데뷔전서 23점을 올리며 팀의 8연패의 사슬을 끊었던 데스티니는 14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서도 26득점(서브에이스 2개 포함), 팀의 시즌 첫 연승을 견인했다. 4승10패를 기록한 GS칼텍스는 3위 흥국생명(6승8패)에 2경기차로 따라붙어 본격적인 중위권 다툼에 불을 붙였다. 1m95의 데스티니는 공격성공률 45.24%의 타점 높은 공격과 강연타를 번갈아 때리는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팀의 3대0 승리의 주역이 됐다. 특히 11개의 디그를 잡아내는 등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아 이성희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