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방·어린이집 등 살충제로 실내 소독
입력 2010-01-14 18:59
놀이방과 어린이집의 실내 환경이 디클로르보스, 포름알데하이드 등 발암물질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 노출되면 건강이 위협받는 수준이다. 특히 실내 소독제로 쓸 수 없도록 한 물질이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는 수도권에 있는 놀이방 40곳, 어린이집 42곳, 유치원 44곳, 실내놀이터 42곳 등 168곳을 대상으로 유해물질 위해성을 평가한 결과 일부 실내공기 오염물질이 어린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14일 밝혔다.
발암위해도 측정에서 61.9%에 이르는 104곳이 대책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기준치인 1×10-4을 넘어섰다. 놀이방은 조사 대상 40곳이 모두 발암위해도가 높았다. 이어 어린이집 38곳(90.5%), 유치원 13곳(29.5%), 실내놀이터 13곳(30.9%)에 이르렀다. 발암위해도는 발암성 환경유해 인자에 70년 동안 노출됐을 때 암 발생이 우려되는 확률이다. 1×10-4이면 70년 동안 노출됐을 때 1만명당 1명에게서 발암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환경부 박미자 환경보건정책과장은 “70년 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당장은 문제 없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아이들이 성인이 됐을 때 발암 잠재력을 높일 수 있어 예방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염 발암물질 가운데는 살충제인 디클로르보스가 75%로 가장 많았다. 디클로르보스는 모든 어린이 시설에서 우려할 만한 수준(10-8∼10-3)으로 조사됐다. 디클로르보스는 농약으로 사용되는 물질로 2007년부터 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소독제로 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적절히 환기를 해주고 주기적으로 바닥 청소만 잘해도 위해성이 현저히 줄어든다”며 “어린이 시설에서 친환경 건축자재와 가구 사용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