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힐·김승현 “우리만 잘하면 뭐해”
입력 2010-01-14 22:10
오리온스, 9연패 수렁 허우적
올 시즌은 힘겨운 시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더 어렵다. 9연패에 빠져 있는 대구 오리온스 얘기다.
오리온스는 14일 현재 10개 팀 중 10위다. 문제는 치고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두팀 울산 모비스와의 13일 경기에서 빙모상으로 자리를 비운 김남기 감독 대신 게임을 지휘했던 김유택 코치는 “이길 수가 없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가장 큰 문제는 골밑 주도권이었다. 이 경기에서 오리온스의 리바운드는 25개. 40개를 기록한 모비스의 절반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김 코치는 “리바운드를 너무 많이 빼앗겼다”고 했다. 오리온스는 올 시즌 게임당 평균 30.6개의 리바운드로 10개 팀 중 9위에 그치고 있다.
공격도 마찬가지다. 선두권 경쟁중인 부산 KT는 평균 리바운드가 29.2개로 최하위지만 어시스트(1위)와 득점(3위) 등 공격력으로 만회하고 있다. 반면 오리온스는 어시스트(10위)와 득점(8위)도 최하위권이다.
개인 득점 순위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허버트 힐을 제외하면 30위권 내에 오리온스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평균 7.2개로 어시스트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김승현이 볼을 아무리 잘 공급해도 이를 득점으로 받아먹는 선수가 부족하다는 얘기다. 오리온스가 지난 7일 안양 KT&G와의 대결에서 47득점에 그치며 역대 한 경기 한 팀 최소득점 기록을 세운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오리온스로선 오는 17일 삼성전이 연패 탈출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스는 사흘을 쉬고 경기에 나서지만 삼성은 16일 KT전 후 휴식없이 치르는 경기여서 체력적 부담이 예상된다. 23일부터 28일까지 치르는 4경기 중 3경기도 하위권 팀과의 맞대결이어서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14일 경기에서는 창원 LG가 격전 끝에 부산 KT를 76대 74로 꺾었다. KT는 18점차까지 뒤지던 경기를 쫓아가 역전까지 성공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인천 전자랜드는 안양 KT&G에 57대 52로 승리하며 7위로 올라섰다. 여자프로농구에서는 신한은행이 금호생명을 73대 67로 물리치고 15연승을 기록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