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세종시 정국 어디로] 여권, “시간은 결국 우리 편” 수정안 국회통과 낙관
입력 2010-01-14 18:35
여권이 보는 3가지 시나리오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어떻게 결론이 날지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어떤 결말을 맞이하느냐에 따라 정국은 전혀 다른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수정안 통과 낙관하는 여권=여권 핵심 관계자는 14일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말했다. 수정안에 담긴 진의와 혜택을 이해하면 충청권 민심이 세종시 수정 쪽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만 외톨이로 남아 원안 고수를 주장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정안을 예정된 시간표대로 2월 임시국회에 보낼 생각이다. 그러나 처리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국회로 공을 넘기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국회 통과 시점은 예상하기 힘들다. 여권 내에는 6월 지방선거 이후도 괜찮다는 분위기가 있다.
지금 여권의 최대 전략은 기다림이다. 핵심 관계자는 “충청권의 정서를 감안할 때 정부를 비판하며 ‘한풀이’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그 시간이 지나면 충청권 민심도 감정보다는 이성적인 선택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권의 기대대로 상황이 전개된다면, 박 전 대표는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엔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수정안 부결, 친박 단일대오 형성=그러나 여권 주류 측 기대와 달리 현실은 녹록지 않다. 수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한나라당 의석은 169석이지만 50여명으로 추산되는 친박계 의원들이 반대 입장을 고수할 경우, 법안 처리는 불가능하다. 부결 시나리오는 단일 대오를 구축한 친박계와 타협이 절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특히 여권 주류는 박 전 대표의 최근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수정안 발표 직전(지난 7일)과 발표 다음날(12일)에 잇달아 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은 대화의 틈이 전혀 없다는 의미다.
수정안이 부결될 경우, 이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에 봉착하고 한나라당은 분당 위기로 몰릴 수 있다.
◇절충안 타협, 일부 부처 이전=이 시나리오를 주장하는 여권 관계자들은 현 정부 초기 정부조직 개편과정을 예로 든다. 대통령직인수위는 18부4처를 13부2처로 대폭 축소하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여야 협상을 거쳐 지금의 15부2처가 됐다.
여권 관계자는 “친박계와의 협상, 야권과의 대화를 병행하면 일부 부처 이전으로 합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정부와 친박계, 야권 모두 세종시에 올인했을 경우 정치적 위험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절충점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이 길어질수록 여야 모두 국민들의 비난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타협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