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원로들 “세종시 혼란 조속히 해결해야”
입력 2010-01-14 20:49
조용기 목사 등 20명 시국성명
한국 기독교계 원로지도자들이 14일 세종시 문제로 갈라진 한국사회를 걱정하며 조속한 해결을 호소하는 시국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정부의 수정안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기독교가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기독교계 원로지도자 21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은 경제위기 극복과 서민생활 안정,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고 지역적 이념적 정파적 분열을 더욱 고착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여든 야든 또는 정치 지도자든 정파적 이해와 욕심 때문에 무조건 반대 또는 찬성으로 국민을 선동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성명에선 대통령과 정부, 정치권, 국민을 향해 보다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대통령과 정부에는 수정안 내용과 취지가 바르게 알려질 수 있도록 대 국민, 대 정치권 소통에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여당에는 분열의 모습을 자제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 야당에는 합리적 토론과 대안 제시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또 충청도민과 국민들에겐 정치권 선동이나 지역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냉정하고 차분하게 수정안을 헤아려 줄 것을 호소했다. 특히 세종시 수정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열린 자세로 대국적 결단을 내려 달라”고 촉구했다.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는 세종시 문제를 ‘체면과 명분’ 대 ‘실리’의 마찰로 설명했다. 조 목사는 “행정중심복합도시는 명분상 지위는 얻을 수 있어도 실리적으로 별 이득이 없다”며 “기업과 대학, 연구소가 들어서는 교육과학 경제도시는 행정 비효율을 줄이고 지역 발전에도 유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다른 종단 대표들과도 세종시 발전 문제를 논의해 가기로 했다.
△성명 참가자=길자연 김삼환 김상복 김선도 김장환 김준규 나겸일 박종순 방지일 백도웅 신신묵 엄신형 유의웅 이강평 이광선 이만신 이성택 이용규 이종윤 조용기 지덕 목사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세종시 문제에 대한 한국교회 원로 시국성명
정부가 11일 확정 발표한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여야 및 국민들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 같은 혼란은 온 국민이 원하는 경제위기 극복과 서민생활 안정과 국가발전의 발목을 잡는 것은 물론 가뜩이나 심각한 지역적, 이념적, 정파적 분열을 더욱 고착화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금치 못한다.
세종시 문제에 대한 애국 시민들의 기본 생각은 정부 부처가 나뉘거나 수도가 분할됨으로서 그에 따른 행정적 비효율과 막대한 유무형의 국가적 손실을 염려하는 것이다. 이는 여러 전문기관의 연구와 선진국 사례 등을 통해 이미 드러난 바 있다.
정부 수정안을 둘러싼 갈등과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고 최선의 결론을 도출하는 길은 이 수정안이 과연 충청지역과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지를 합리적이고,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이다.
여든 야든, 또는 정치지도자이든 정파적 이해와 욕심 때문에 무조건 반대 또는 찬성으로 국민을 선동해선 안 된다. 그런 행위들로 인해 이 문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귀착된다면 당사자들은 역사와 후손들에게 두고두고 지탄 받을 것이며, 우리 국민들은 큰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세종이 문제의 바람직한 해결과 국가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해야 함을 절감하며, 급변하는 세계정세와 치열한 국제환경과 통일한국의 미래를 바라보며 무한한 책임감과 대국적 관점에서 한국교회 원로들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힌다.
하나.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수정안의 내용과 취지를 국민들과 충청도민들이 바르게 알고 판단할 수 있도록 對국민, 對정치권 소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라.
하나. 여당은 집권당으로서 분열의 모습을 자제하고, 국론통합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로 여론설득과 토론에 앞장서라. 아울러,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해서 박근혜 전 대표도 열린 자세로 대국적 결단을 촉구한다.
하나. 야당도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민복과 국가의 장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무조건 반대나 정략적 투쟁이 아닌 합리적 토론과 대안 제시에 임하라.
하나. 충청도민들과 국민들은 정치권 선동이나 지역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냉정하고 차분한 자세로 수정안이 국가발전에 부합하는지 헤아려 줄 것을 호소한다.
하나. 한국교회는 현 시국 최대현안인 세종시 문제 해결을 통한 국민통합과 경제회복, 그리고 국가발전을 위해 하나님 앞에 합심하여 기도할 것을 호소한다.
2010년 1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