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고개숙인 동장군… 시베리아 고기압-북극 찬공기 남하로 한파 길어져
입력 2010-01-14 18:19
강추위가 꺾인다. 기상청은 15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 영하 7도를 비롯해 강원도 춘천 영하 10도, 대전 영하 6도, 광주 영하 4도 등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보다 기온이 10도 이상 상승하는 지역도 있다.
기상청 김승배 통보관은 14일 “주말 이후 평년 기온을 회복할 것”이라며 “이번 한파처럼 강추위가 길게 이어지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반도에 몰아친 한파는 평년에 비해 세력이 강했던 시베리아 고기압과 북극의 이상 고온에 따른 찬 공기의 남하가 원인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두 가지 요소가 합쳐져 예상보다 길게 한파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약 2주에 걸쳐 전국을 꽁꽁 얼렸던 한파가 물러나기 시작한 것은 이 두 가지 요소에서 조금씩 변화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대체로 24절기 중 동지(冬至)를 지나 태양고도가 점차 높아지면 그 효과는 1월 중·하순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태양고도 상승의 가장 두드러진 효과는 기온 상승이다. 기상청 정진석 기후예측과장은 “태양고도의 상승은 기온 상승으로 이어지고 차가운 대륙성고기압 세력을 약화시킨다”고 설명했다.
북극과 중위도 지역의 기압 차이를 나타내는 북극진동지수가 최근까지 음(-)수를 가리키다 양(+)수로 돌아선 것도 주요 원인이다. 지수가 음수일 경우 중위도 지역의 겨울이 춥고, 양수면 따뜻하다. 그동안 북극의 이상 고온 현상으로 북극의 한기를 둘러싸고 회전하는 북극 제트기류(Polar Jet)가 약화돼 찬 공기가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왔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북극진동지수가 양수를 기록한 것은 북극의 이상 고온 현상이 풀려 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상 기후 현상이 어느 정도 제자리를 잡아가면서 1월 중·하순의 계절적 특징을 회복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조국현 기자 jo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