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표방 일부 인사·인터넷 언론의 교회 비판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10-01-13 20:30
대형교회를 ‘타도대상’으로 지목
대안 없이 반기독교 정서 부채질
사랑의교회 건축 문제를 두고 ‘교회개혁’을 표방하는 인사와 인터넷 언론의 행태가 도를 넘어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2003년 한국대학생선교회를 시작으로 광림교회, 광성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동양선교교회, 제자교회 등의 리더십 이양과 교회재정, 내부 마찰 등을 부각시켰다. 교계 전문가들은 “이들은 일부 대형교회를 ‘타도 대상’으로 여기고 교회를 폄훼하는 논리를 유포시킴으로써 반기독교 정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걱정한다.
한국교회언론회 이억주 대변인은 “교회 구성원의 자발적 결정을 두고 외부에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분수에 넘는 행동”이라며 “자기 의에 빠져 자기주장만 무조건 옳다고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이들은 일부 대형교회의 문제를 선과 악의 문제로 몰아가고 있으며 안티 기독교 세력의 숙주 노릇까지 하고 있다”며 “집안 문제는 안에서 해결해야 하는데 마치 담장을 넘어 동네방네 다니며 집안 욕을 해대는 꼴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과거 이들로부터 집중적인 비판을 받았던 A목사는 “그들은 비판을 위한 비판을 즐기는 비관주의자로 대안조차 없는 사람들”이라면서 “비판 당시 내세운 대안이라곤 ‘그럴 돈 있으면 차라리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라’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예수님을 팔아먹은 가룟 유다가 펼친 논리 아니냐”고 지적했다.
교회개혁 세력이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 안티 기독교 세력과 상호작용을 통해 냉소적 분위기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있다.
강진구 고신대(언론학) 교수는 “한국교회에 대한 시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인터넷 매체의 부정적 소식이 여론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며 “당사자들은 자신의 행동이 향후 한국교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거시적 관점에서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목회사회학) 교수도 “대형교회에는 중소형교회가 못하는 사회적 실천이라는 역할이 있다”면서 “현재의 논란은 한 교회만을 타깃으로 너무 감정적으로 다루는 게 아닌가 싶다. 오히려 여론을 양극화시켜 한국교회의 분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사랑의교회는 성도들의 94.2%가 교회건축을 찬성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은 줄기차게 건축을 포기하고 헌금을 사회에 환원한 뒤 교회를 분립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행정총괄 김은수 목사는 “예배·훈련·교육 공간은 이미 포화상태로 확충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일각에선 교회성장이 목표가 아니냐고 의심하는데 사정을 너무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교회 앞 부지를 구입하려 했지만 땅 주인이 900억원을 요구해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다”면서 “인근 땅값은 3.3㎡당 최소 8000만원이다. 강남에서 출석교인 4만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건물을 지으려면 얼마만큼의 자금이 필요할 것 같은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건축비에 땅값을 포함시켜 교회가 마치 돈 잔치를 벌이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면서 “성도들의 간절한 소망은 짓밟고 대형교회의 오만으로만 몰아가는 그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듣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교회가 무분별한 물량·성장주의를 지향하고 있다’는 논란을 이끌고 있는 이들과 단체는 최근 사랑의교회에 대해 잇따라 비판을 내놓았다. 특히 한 단체는 13일 사랑의교회에 대해 “한국교회의 갱신과 개혁을 선도하는 교회인 양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까지 발표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