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엉뚱한 사람이 일내고 뒷수습…”
입력 2010-01-13 18:39
여야가 본격적인 세종시 여론전에 돌입한 가운데 한나라당 지도부는 13일 당내 분란 진화와 충청권 민심 잡기에 주력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여야 간보다 같은 당에서 대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가 서로 모여 조용히 대화하는 것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세종시 수정을 둘러싼 친이-친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양측의 적극적인 대화를 촉구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어 안상수 원내대표 등과 함께 서울 신당동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 자택을 방문해 세종시 문제 관련 조언을 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총재는 세종시 수정 논란과 관련, “국가적 차원에서 행정력 분할은 안 된다”며 “엉뚱한 사람이 일을 저지르고 뒷수습을 하게 됐는데, 국민을 납득시키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 반대 명분으로 정치적 신뢰를 강조하는 것을 염두에 둔 듯 “나도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고 얘기한 적이 있지만 행정력이 집중된 곳이 수도이니까 수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총재는 “정부가 그 이상 할 수 없을 정도의 안을 내놨다고 본다”고 평가하면서 “대안이 좋으면 국민도 점차 이해하지만 일방통행식은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여론 설득 방안과 관련, “(세종시 원안에 대해) 기대를 잔뜩 걸었던 사람들이 실망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열정적으로 설명하고 보장할 수 있는 것은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공개 토론을 갖자고 제의했다. 정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나 총리가 일방적으로 홍보만 할 게 아니고 국민을 모시고 누구 얘기가 옳은지 시시비비를 가려보자”고 말했다. 또 여론조사나 국민투표를 통해 세종시 수정 여부를 결정하자는 여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는 여론에 의해 좌지우지될 일이 아니고 여론도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대통령과 총리는 2005년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처리된 법을 집행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세종시를 둘러싼 여권 내분의 원인이 ‘정치의 빈곤’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총재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세종시 수정안의 문제점 국민보고대회’에서 “이 정권이 세종시 원안 수정을 꼭 할 생각이 있었다면 당내에서부터 정치를 올바로 했어야 한다”며 “오늘의 이 모든 혼란과 국가 분쟁 문제는 바로 대통령과 이 정권이 정치를 안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장희 노용택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