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운전자 교통사고 급증… 최근 3년간 481명 사망·무면허에 부모차 운전

입력 2010-01-13 18:28

지난 9일 밤 경북 구미에 사는 김모(18)군은 아버지의 승용차를 몰래 끌고 나왔다가 평생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무면허였던 김군은 친구 2명을 차에 태우고 시내를 달리다 버스승강장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버스를 기다리던 정모(25)씨가 숨지고 5명이 다쳤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은 무면허 운전자가 교통 사망 사건을 일으킬 경우 최대 5년 이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최근 고교 3학년생 등 청소년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늘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경찰청은 13일 “최근 3년간 19세 미만 청소년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로 481명이 숨지고 2만4597명이 부상한 것으로 집계됐다”며 “청소년 운전자에 의한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청소년 운전자의 연도별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07년 5436건, 2008년 6281건, 지난해 6408건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사망자 수는 지난해 143명으로 2007년 166명, 2008년 172명보다는 줄었다. 그러나 부상자는 2007년 7536명, 2008년 8503명, 지난해 8558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사고 유형은 무면허 운전이 234명(48.7%)으로 가장 많았고 운전미숙 182명(37.8%), 음주운전 65명(13.5%) 등이었다.

청소년 교통사고의 상당수는 부모 차량을 몰래 가지고 나와 일으킨 경우로 파악됐다. 특히 고교 졸업을 앞둔 겨울철에 고교생의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

12일 새벽에도 충남 서산에서 이모(18)군이 아버지 승용차에 학교 친구 2명을 태우고 시내를 달리다 중앙분리대와 충돌, 3명이 즉사했다. 무면허는 아니었지만 운전이 미숙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교육기관과 협조해 고교생 자녀의 운전을 경고하는 내용이 담긴 가정통신문을 발송하고, 청소년이 운전면허를 취득할 때는 안전운전 교육을 강화키로 했다. 또 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청소년의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현재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한 만 18세 이상 청소년은 4만6662명, 원동기 면허를 취득한 만 16세 이상 청소년은 3만7063명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