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강진… 수천명 매몰 추정

입력 2010-01-14 01:21

진원지, 수도에서 15㎞ 지점… 수천명 매몰 추정

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12일 오후 4시53분(현지시간) 규모 7.0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1770년 이후 아이티 역사상 240년 만의 최대 규모라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이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불과 15㎞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여진도 27차례 이상 이어졌다. 이로 인해 대통령궁 등 정부기관을 비롯, 상당수 건물이 붕괴됐고 많게는 수천명이 매몰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엄청난 인명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의 알랭 주아양데 협력담당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아이티의 몬타나 호텔이 붕괴되면서 200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국제적십자연맹(IFRC) 폴 코닐리 대변인은 “지진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아주 가까운 지점에서 발생한 것은 대단히 좋지 못한 조짐”이라며 “최대 300만명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산했다. 아이티 인구가 900만명인 점을 감안할 때 3명 중 1명이 이번 지진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셈이다.

태평양쓰나미센터는 쿠바 바하마 도미니카공화국 등 인근 카리브해 국가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외교통상부는 아이티 교민 등 현지 체류 한국인 70명의 안전을 확인한 결과 13일 오후 현재 7명이 연락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티 현지에 유엔 평화유지군으로 파견된 이선희 소령을 비롯한 63명은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에 출장 갔던 봉제업체 대표 강모씨 등 4명이 투숙했던 5성급 카르브 호텔이 붕괴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호텔 붕괴 당시 이들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았고, 연락도 끊겨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개인사업을 하는 서모씨 등 현지 교민 3명도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외교부는 아이티 현지에 주 도미니카 대사관의 최원석 참사관을 단장으로 한 대책팀을 급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규모 인명 피해와 막대한 재산 피해가 우려되는 아이티에 인도적 지원을 긴급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각국의 구호와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김영석 이도경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