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용병 트레이드 “이거, 물건이네”… KT 딕슨·KCC 레더 영입 전력 상승
입력 2010-01-13 22:30
2009∼2010 KCC 프로농구에서 선두권 경쟁중인 부산 KT는 시즌 초반 대표적인 ‘높이 열세’ 팀이었다. 1라운드를 마쳤을 때 KT의 경기당 리바운드는 27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9개팀은 모두 30개 이상이었다.
지난달 11일 KT는 안양 KT&G로부터 ‘공룡 센터’ 나이젤 딕슨을 트레이드해왔다. 이후 KT의 골밑은 한층 강해졌고 13일 현재 경기당 평균 리바운드는 29.2개가 됐다. KT 전창진 감독은 “올스타 휴식 기간 동안 (딕슨이 팀의) 패턴 플레이를 익히면 효과가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딕슨의 출장 시간은 많지 않지만 상대팀이 느끼는 중압감은 상당하다. 그에게 볼이 투입되면 2명 이상이 달려들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게 오픈 찬스가 나는 모습이 목격되는 이유다.
KT의 딕슨 가세 효과가 제스퍼 존슨이 벤치에 있는 동안 팀의 내실을 다지는 측면이 크다면 지난 7일 전주 KCC로 팀을 옮긴 테렌스 레더의 영입 효과는 눈으로 쉽게 감지된다. 하승진이라는 토종 최장신 ‘빅맨’과 나란히 뛸 수 있기 때문이다.
높이의 압도적 우위를 바탕으로 리바운드 2위를 달리고 있는 토종 센터 하승진과 스피드와 높이를 모두 갖춰 리바운드 9위인 용병 센터 레더가 한꺼번에 코트를 휘젓고 다니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지난 10일 KCC와의 경기에서 두 센터의 위력에 눌려 대패를 당한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KCC의 독주 체제가 될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 2003∼2004 시즌 중 용병 트레이드를 통해 KCC로 팀을 옮겼던 R.F 바셋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올해 딕슨과 레더가 소속 팀의 ‘우승 청부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13일 경기에서 전주 KCC는 접전 끝에 서울 삼성을 85대 78로 누르고 2위 부산 KT와의 승차를 0.5게임으로 줄였다. 울산 모비스는 대구 오리온스를 82대 61로 제압하고 다시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여자프로농구 경기에서는 국민은행이 삼성생명을 80대 74로 꺾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