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 지방의원들 앞다퉈 해외로… 임기 5개월여 남겨두고 줄줄이 외유성 출장
입력 2010-01-13 17:49
지방의회 의원들이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두고 줄줄이 해외연수에 나서 물의를 빚고 있다.
나라 안팎에서 경기침체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데다 폭설과 한파까지 겹쳐 서민들의 시름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외유성 출장을 강행키로 해 반발을 사고 있다.
13일 전남 고흥군에 따르면 고흥군의회는 연초부터 눈 축제에다 온천 등 관광 일색인 외유를 추진하고 있다. 함채규 의장 등 의원 12명 전원과 군 의사과 직원 6명 등 모두 18명이 오는 17일부터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일본 나들이에 나선다. 선진국 차세대 에너지 수범지역 방문을 이유로 들었지만 정작 일정은 일본의 대표적 관광지와 쇼핑 일색으로 짜여졌다. 비용은 1인당 180만원씩 총 3240만원이다.
경기지역 시군의회 의장단도 오는 26∼29일 일본 홋카이도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저탄소 녹색성장 선진지역 견학이 목적이다. 1인당 150만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고양시의원 3명은 지난 8일 우호교류 협정을 위해 4박5일 일정으로 필리핀의 바스바테로 떠났다. 의정부시의원 3명도 6일부터 8박9일 일정으로 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등지를 도는 자원회수시설 견학 길에 올랐다.
안양시의원 3명은 11일부터 6박8일 일정으로 프랑스·이탈리아·영국을 도는 해외연수에 나섰다. 소요 경비 2017만원은 전액 시 예산으로 부담했다. 또 다른 시의원 6명도 15∼20일 일본 연수를 신청했다.
경기도의원 11명은 수행 공무원 3명과 함께 지난달 22일 4박5일 일정으로 일본을 다녀왔다. 성남시의원 5명도 같은 날 수행 공무원 5명을 대동하고 6박7일 일정으로 일본의 4개 도시를 탐방했다.
충북 옥천군의원 8명은 오는 18∼25일 일본과 중국으로 해외연수를 떠날 예정이다. 연수에 들어가는 1인당 160만원의 경비 중 120만원은 국비를 사용한다. 괴산군의원 6명은 지난 6∼10일 인도로 연수를 다녀왔다. 1인당 소요 경비 200만원 중 180만원이 군비에서 지원됐다.
강원도 인제군의원 7명은 수행 공무원 3명과 함께 다음달초 일본 홋카이도를 4박5일간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한동안 주춤하던 지방의원 해외 나들이가 다시 고개 드는 것은 임기 말을 챙기려는 구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전국종합=김도영 기자 do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