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국민과의 약속 어기고 신뢰잃어”
입력 2010-01-12 22:07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정면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특사와의 접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결과적으로 국민한테 한 약속을 어기고 신뢰만 잃게 됐다”고 말했다. 또 “수정안에는 원안은 다 빠지고 ‘플러스 알파(α)’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표가 수정안 반대 입장을 거듭 천명함에 따라 세종시 수정 논란과 여권 내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간 공방도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전 대표는 “국민과 약속을 여러 번 했고, 법이 제정된 것을 자꾸 나한테 와 설득하겠다고 해서 그렇게(충청도민을 먼저 설득하라고) 말한 것”이라며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라는 말뜻을 못 알아듣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세종시에 대한 여론 변화가 박 전 대표의 입장 변화와 직결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 입장이 이미 나왔고, 정부 입장도 나왔는데 달라질 게 있겠느냐”면서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정치논리로 가는 게 안타깝다’고 말한 데 대해 “(저는) 국민과 한 약속을 지키라는 얘기”라고 강조하면서 “(이 대통령이 대선에서) 약속할 때는 얼마나 절박했느냐”고 되물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