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 못갚을 망정… 엄동설한에 재워준 모자 살해범 검거

입력 2010-01-12 22:49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돈을 빌리는 문제로 언쟁하다 모자(母子)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강모(46)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 7일 오후 10시30분쯤 신길동 다가구주택 지하 1층 방에서 장모(91·여)씨와 아들 최모(54)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일용직 노동자인 강씨는 2007년 우연히 최씨와 술자리에서 만난 뒤 친분을 쌓았다. 노숙 생활을 하며 오갈 데 없던 강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최씨 모자가 사는 단칸방에서 함께 생활했다. 그러나 3평(9.9㎡)도 안 되는 좁은 방에서 함께 살다보니 점차 사이가 나빠졌다. 강씨는 최씨가 평소에 밥을 많이 주지 않고 무시한다며 불만을 품었다.

강씨는 “100만원을 빌려주면 그 돈으로 좀더 넓은 방으로 이사갈 수 있다”고 제안했으나 최씨가 거절하자 관계가 급격히 악화됐다. 이들이 사는 단칸방은 보증금 100만원에 월세 10만원이었다. 범행 당일 최씨와 강씨는 함께 술을 마시다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말싸움을 했다. 화가 난 강씨는 우발적으로 흉기로 최씨를 찌르고 말리던 노모마저 살해한 뒤 달아났다.

박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