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로버트 박의 풍선’ 북으로 띄워
입력 2010-01-12 22:53
12일 오후 2시50분쯤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의 종각 앞. 한껏 부풀어 오른 흰색 반투명 막대 풍선 2개가 잇달아 하늘로 솟았다. 4∼5m 높이에 어른 2명이 손을 맞잡아야 껴안을 수 있는 크기였다.
풍선 밑에는 각국 지도자들이 북한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가 4000여장씩 실려 있었다. 북한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전단과 북한 아이들에게 전달하는 과자도 함께 실렸다. 풍선이 날아오르자 곳곳에서 “북으로 날아가게 해 달라”는 기도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북한인권단체 ‘자유와 생명 2009’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이 시각 미국과 영국 각지에서 7000여명의 회원이 남북통일과 북한 동포 해방을 위해 동시에 기도하고 있다”며 “전 세계 지도자들은 북한 동포에게 인권과 안전을 찾아주고 북한을 재건하는 일에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자유와 생명 2009는 지난달 25일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간 로버트 박이 결성한 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 7∼9일에도 서울역과 임진각에서 전단을 풍선에 실어 북쪽으로 날려 보냈다.
로버트 박과 함께 단체를 꾸린 팍스코리아나 조성래 대표는 “우리라고 로버트 박의 무사귀환을 바라지 않겠느냐마는 그보다 북한 동포가 압제에서 벗어나고 남북이 통일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풍선에 실린 성명서에는 북한 정치범수용소 수감자를 해방하고 북한 주민의 인권을 되찾아 달라는 등의 요구가 담겨 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것은 정치적 문제이기 전에 양심의 문제”라며 “전 세계 지도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소외된 그들을 위해 즉각 행동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성명서 뒷면에는 로버트 박이 입북 당시 북한 지도자들에게 쓴 편지 전문을 실었다. 로버트 박이 누구인지, 어떻게 북한으로 들어갔는지도 북한 주민이 알 수 있도록 함께 설명했다.
파주=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