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선호 풍조 깨졌다… 아버지도 “나는 딸이 더 좋아”
입력 2010-01-13 00:27
육아정책硏,신생아 부모 조사
‘아들 선호’보다 8.8P 높아
요즘 젊은 부모들은 아들보다 딸을 더 바라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남아선호사상이 깨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나온 것이다.
국무총리실 산하 육아정책연구소는 2008년 전국 산부인과에서 태어난 2078명의 신생아 부모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출산 전 딸이 태어나길 바랐다는 응답이 아버지 37.4%, 어머니 37.9%였다고 12일 밝혔다.
신생아 아버지들의 응답은 ‘딸을 바랐다’에 이어 ‘성별은 상관없다’ 34.0%, ‘아들을 바랐다’ 28.6%였다. 아버지가 딸을 바라는 비율이 아들을 바라는 비율보다 8.8% 포인트 높아 남아선호사상이 무색해졌음을 보여줬다. 아버지의 딸 선호도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았다. ‘딸이 좋다’는 응답은 20대 38.9%, 30대 37.8%, 40대 27.9% 순이었다.
어머니의 경우 임신한 자녀가 딸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에 이어 아들이길 바랐다는 응답이 31.3%로 많았다. 성별은 상관없다는 의견은 30.8%였다. 어머니의 딸 선호도가 아들 선호도보다 6.6% 포인트 높았다.
아버지가 어머니보다 부모로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끼고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자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응답은 아버지(52.7%)가 어머니(49.2%)보다 다소 높았다. 아버지들의 기대 자녀수는 2명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20대의 51.4%, 30대의 60.7%, 40대의 37.0%가 ‘자녀가 2명이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첫 자녀를 출산한 여성들의 평균 연령은 30세였다. 만산(晩産) 추세가 뚜렷해 29세에 첫 출산이 15.9%로 가장 많았고 30세 11.7%, 28세 11.4%, 31세 9.4% 순이었다.
2008년 신생아 가운데 3%는 예정일보다 3주 이상 빨리 태어났다. 분만 형태는 자연분만 55.4%, 계획된 제왕절개 26.7%, 응급 제왕절개 17.9%로 조사됐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