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30세 이상 선수들 ‘눈부신 활약’… “노장이라고 얕봤다간 큰코다쳐”
입력 2010-01-12 21:50
배구는 신체접촉이 없지만 의외로 부상이 많은 경기다. 점프 뒤 착지할 때 가해지는 충격량은 체중의 10배 정도. 이를 흡수하는 것은 발목, 무릎, 엉덩이, 허리 등으로 선수들은 이들 부위의 통증을 달고 산다. 따라서 스파이크시 1m의 점프, 가로막기시 80㎝ 내외의 점프를 해대는 배구선수들의 수명은 다른 구기종목에 비해 비교적 짧다. 국내 남자프로농구에서 35세 이상 선수가 12명인데 비해 배구는 단 2명에 불과한 것이 단적인 예다.
그럼에도 30세를 넘긴 선수들이 핵심 역할을 하는 팀도 있다. 남자부 선두 삼성화재다. 등록선수 15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8명이 30세를 넘겼다. 34세의 동갑내기 최태웅 손재홍 석진욱, 32세의 여호현 신선호, 올해 서른이 된 박재한 고희진 이형두가 그들이다. 이들은 2005년 프로리그 출범 후 3차례 우승과 2차례 준우승으로 삼성화재의 최강 이미지를 굳히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현대캐피탈은 최고령인 36세의 후인정이 버티고 있다. 매경기 선발로 나서지는 않지만 김호철 감독은 세트 막판 승부처가 되면 그를 투입한다. 큰 키를 이용한 블로킹이 여전히 위력적이고 공격성공률도 높다. 지난 1일 삼성화재전 2세트에서 부진한 박철우 대신 투입돼 50% 가까운 공격성공률로 9점을 올렸고 디그 7개를 기록해 승리를 견인했다. 현대캐피탈에는 30세 동갑인 세터 권영민과 리베로 오정록이 주전으로 뛰고 있고 송인석(32)이 주전 공격수로 팀의 고공행진을 이끌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전성기의 기량이 되살아나고 있는 이경수(31)와 부상에서 회복한 피라타(30) 등 노장들에게 공격을 맡겨놓고 있다. 12일 경기서 LIG는 피라타가 23점·6블로킹, 이경수가 11점·12디그를 기록하는 활약에 힘입어 신협상무를 3대0으로 완파, 14승5패로 이날 경기가 없었던 현대캐피탈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KEPCO45에도 ‘돌아온 센터’ 방신봉(35)을 비롯해 5명의 노장이 뛰고 있다. 세터 김상기(30)를 축으로 31세의 동갑 공격수 정평호 이병주의 스파이크가 매섭다. 이번 시즌 6승을 달성해 벌써 시즌 팀 최다승 타이를 기록하고 있다.
여자부에서는 최고의 용병으로 꼽히는 현대건설의 케니(31)와 도로공사의 밀러(32)가 불같은 강타를 뿜고 있고 GS칼텍스의 이숙자(30), 흥국생명의 이효희(30)가 세터로 활약하고 있다. KT&G에는 5년의 공백 끝에 돌아온 장소연(36)이 세트당 0.67개의 블로킹으로 이 부문 2위를 달리며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