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시인 ‘말놀이 동시집’ 시리즈 완간… 우리말의 소리와 음악성 강조
입력 2010-01-12 17:57
“시인은 언어의 요리사 같은 존재입니다. 아이들이 우리말의 맛과 멋을 음미할 수 있도록 ‘맛있는 음식’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기존 동시의 틀을 깨고 우리말의 소리와 음악성을 강조한 ‘말놀이 동시’로 국내 동시 시단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최승호(56) 시인이 ‘말놀이 동시집’(비룡소) 시리즈를 완간했다. 2005년 3월 첫 권 ‘모음’ 편을 시작으로 자음, 동물, 비유 편을 펴낸 데 이어 최근 마지막 5권 ‘리듬’ 편을 내놓은 것. 시리즈는 4권까지 모두 12만부가량 팔릴 정도로 어린이 독자들의 큰 인기를 끌었다.
최 시인은 12일 서울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뜻 중심으로 써온 한국 동시의 울타리를 깸으로써 동시의 영역을 확장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글은 소리글자로 의성어와 의태어가 굉장히 발달해 있다”며 “아이들이 뜻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말의 소리가 주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는 수용자인 독자 입장에서 쓰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는 무엇보다도 어린이들이 재미를 느껴야 한다는 것.
시인은 “이전의 동시들은 너무 의미에 치중해 (아이들을) 억압한 부분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말놀이 동시는 의미보다는 소리의 아름다움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아이들의 반응이 좋다”고 자평했다. 최 시인은 “아이들에게 시를 읽어줄 때는 의미를 강요하지 말고 느낌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놀이 동시를 쓰면서 내 안에 장난스런 아이가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시인은 “동시 작업은 이것으로 중단하고 오는 3, 4월쯤 신작 시집을 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동철 기자 rd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