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팔 없는 마하문씨의 끝없는 도전… 장애우 가정 방문 컴퓨터 가르쳐 주는 ‘희망 전도사’

입력 2010-01-12 17:56


“아무리 어렵고 힘든 일도 희망과 용기로 극복할 수 있어요.”

부산 좌동 마하문(53)씨의 끝없는 도전정신이 2010년 새해를 맞아 ‘희망 바이러스’로 확산되고 있다. 불의의 사고로 양팔을 잃고 좌절했던 마씨는 국내 최초로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등 새로운 삶의 의지를 불태워(본보 2002년 6월 2일자 참조)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줬다. 이후 그는 부산·경남·울산 지역 장애우들의 자활을 돕기 위해 직접 가정을 방문, 컴퓨터를 가르치는 ‘제3의 삶’을 살면서 더 큰 소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2일 직접 차를 운전해 부산 두구동 권종환씨 집을 방문한 마씨는 3시간여 동안 권씨에게 컴퓨터를 가르쳤다. 심장장애 2급인 권씨는 5년 전 부인과 사별한 뒤 힘겹게 살아오다 마씨를 만나 새로운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권씨는 “하루하루 사는 것이 고통과 절망이었는데 컴퓨터를 배우게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대학 재학 중 공수특전대에 입대한 마씨는 1981년 휴가길에 열차에서 추락해 양팔을 잃었다. 고통과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는 크리스천인 부인을 만난 뒤 ‘희망전도사’가 될 것을 결심했다.

마씨는 신학을 공부하던 2000년 국내 처음으로 자동차 운전면허를 땄다. 그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과 함께 ‘발자모(발로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발족했다. 그동안 이 모임을 통해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서울 대구 대전 광주 등 전국적으로 20여명에 달한다. 지금도 20여명이 운전면허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발자모 활동을 하면서 2004년 동사무소를 통해 무료 컴퓨터교육을 받은 마씨는 정보처리기능사와 워드프로세서·엑셀 자격을 취득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 장애우들의 자활을 돕고 있다. 정보진흥원으로부터 강사로 위촉돼 1·2급 중증 장애우들의 컴퓨터 가정방문 교육을 하고 있다. 현재 10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은 하루 3시간씩 20회 단위로 진행된다. 강의료는 시간당 1만원이다. 자신이 직접 의수와 발로 차량을 몰고 교육하기 때문에 경비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장애우들의 컴퓨터 자활교육에 대해 “컴퓨터가 고장나거나 기능이 마비될 경우 추가 교육을 위한 강사가 필요하다”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마씨는 강의가 없는 날에는 시각장애우와 루게릭병 환자 등 어려운 이웃들에게 컴퓨터교육 자원봉사활동을 한다.

마씨는 “누구나 장애우가 될 수 있지만 한숨과 좌절을 극복하고 평안과 소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남은 생도 장애우들의 자활을 위해 바치겠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