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문화 지형도 (7) 방송] 기획·사극·환경 다큐멘터리… 안방 극장에 대작·명품 쏟아진다

입력 2010-01-12 18:07


올해 벽두부터 방송계는 쏟아지는 대작 드라마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100억원이 투입된 추노(KBS) 와 메디컬 사극 ‘제중원’(SBS)으로 포문을 연 2010년은 규모와 서사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사극의 스케일은 키우고 로맨스의 달콤함은 올리고=MBC는 사극 거장 이병훈 감독을 앞세워 ‘선덕여왕’의 영광을 다시 한번 누린다는 계획이다. 2년 만에 돌아온 이병훈 감독은 50부작 ‘동이’로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들려준다.

현재 ‘명가’로 상류층의 도덕과 품위를 보여주는 KBS는 가뭄에 허덕이던 제주도민과 전 재산을 나눈 ‘거상 김만덕’을 준비 중이다. 3월 방영 예정이고 이미연이 김만덕으로 나선다.

MBC는 6월에 방영될 ‘로드 넘버원’으로 웅장한 서사를 보여줄 예정이다. 소지섭 김하늘 윤계상의 캐스팅이 완료됐다. 110억원이 투입된 16부작 드라마는 한국 전쟁 이후 60년에 걸친 세 젊은이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다. KBS는 전쟁 속에서 피어난 우정과 인간미를 주제로 한 ‘전우’를 상반기 방영한다.

고영탁 KBS 드라마 EP는 “올해가 경술국치 100년에 한국전쟁 60주년 등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기 좋은 해여서 그에 발맞춰서 기획물을 여러 편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작드라마에서 찾을 수 없는 ‘가볍고 달콤한 로맨스’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가 한껏 채워줄 예정이다. 현재 여심(女心) 공략에 나선 ‘별을 따다줘’(SBS)와 ‘파스타‘(MBC)가 전부가 아니다. KBS는 상반기 방영을 놓고 인터넷 인기만화 ‘핑크레이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가을동화’ ‘겨울연가’의 오수연 작가가 집필한 ‘첨밀밀’의 기획 여부도 논의 중이다.

SBS는 3월 30대 아줌마가 연예인 매니저로 성공하는 ‘오 마이 레이디’를 기획했다. 한편 MBC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내조의 여왕’, KBS ‘아이리스’, SBS ‘식객’ 등은 전작의 인기에 힘입어 ‘시즌2’로 시청자를 찾는다.

◇‘환경’과 ‘근현대사’ 조명하는 명품 다큐 쏟아져 = MBC ‘아마존의 눈물 1부-마지막 원시의 땅’이 8일 시청률 21.5%(AGB닐슨 미디어리서치)로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가운데 각 방송사는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다큐멘터리로 승부를 걸 것으로 보인다.

MBC는 사람과 생명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사랑’과 환경 다큐 ‘아마존의 눈물’에 거는 기대가 크다. 또한 ‘환경산업이 미래 경쟁력이다’를 통해 환경기술의 명암을 살펴본다.

SBS도 환경 다큐멘터리가 눈에 띈다. 지리산 반달곰 복원 프로젝트 10주년을 기념하는 ‘자연으로 돌아간 반달곰’, 툰드라의 생태와 효용을 살펴 본 ‘툰드라’가 방영될 예정이다.

KBS의 5부작 생태 다큐멘터리 ‘동아시아 생명 대탐사, 아무르강’ ‘푸른 지구의 마지막 유산’도 빛나는 자연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한 ‘미래 기획 푸른 지구’ ‘동물의 건축술’을 통해 녹색 기술의 성장 가능성을 예측한다.

한일강제병합 100주년, 한국전쟁 60주년인 올해 경인년에는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고 재조명하는 명품 다큐멘터리가 대거 기획중이다. KBS는 근현대사 프로그램 ‘우리들의 50년, 한국의 50년’, MBC는 10부작 ‘한국전쟁’과 안중근 의사 서거 100주년 특별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SBS는 다큐멘터리 드라마 ‘6·25 새로운 조명-대 전투’와 2부작 ‘4·19 미완의 혁명인가’ ‘제국의 몰락’을 내놓는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