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종시 수정안] 鄭총리 “정치적 복선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입력 2010-01-12 00:07
정운찬 국무총리는 11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정치적 신의 문제 이전에 막중한 국가 대사”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TV로 생중계된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통해 “세종시는 어제의 잘못을 바로잡는 일이자 새로운 내일의 토대를 다지는 시대적 과제”라면서 “정치적 고려나 지역적 이해관계가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또 “과거의 약속에 조금이라도 정치적 복선이 내재돼 있었다면 뒤늦게나마 그것을 바로잡는 것이 나라를 생각하는 지도자의 용기 있는 결단 아니겠느냐”며 수정안에 비판적인 야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세종시 문제의 이해당사자인 충청권 주민들에게는 위로의 마음을 전하며 다시 한번 자세를 낮췄다. 정 총리는 “충청인들이 요구한 적도 없는데 일방적으로 약속했다가 그것을 번복하는데 어찌 화가 나지 않으시겠느냐”고 덧붙였다.
정 총리는 정신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정 총리는 오전 8시25분 대국민 발표가 진행될 합동브리핑룸을 찾아 약식 리허설을 가졌다. 실수하지 않기 위해 프롬프터(자막기)를 사용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는 후문이다.
정 총리는 이어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의 사실상 마지막 전체회의를 주재하며 “저희들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고, 그 결과가 오늘 발표할 내용”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회의를 마친 정 총리는 오전 10시 200자 원고지 30장 분량의 발표문을 14분에 걸쳐 낭독했다.
정 총리는 6개 중앙방송사와 연쇄 인터뷰를 갖고 여론몰이에 착수했다. 정 총리는 “박근혜 전 대표뿐 아니라 다른 정치인에게도 세종시 아이디어를 널리 알려 협조와 이해를 구하겠다”면서 정치권 설득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점심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정부중앙청사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오후에는 취임 이후 6번째 충청행에 나섰다. 정 총리는 대전을 찾아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대전·충남지역 방송 3사가 공동으로 개최한 세종시 토론회에 출연했다. 토론회가 열린 대전MBC 앞에서는 자유선진당과 민주당 당원 60여명이 ‘매향노 정운찬’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정 총리 일행이 탄 버스에 계란이 날아오기도 했다. 정 총리는 대전·충청지역 여론 주도층 인사들과의 만찬으로 길고 길었던 하루를 마무리했다.
한편, 권태신 총리실장은 수정안 발표 직후 “지방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다른) 지방에 갈 기업이 여기에 오는 것은 없다”면서 “오히려 (세종시의) 발전 원동력이 여타 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의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