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종시 수정안] 100년 먹고 살 원천기술 연구 ‘한국형 실리콘밸리’

입력 2010-01-11 22:10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의미

정부가 세종시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를 만들기로 함에 따라 기초과학 및 원천기술 육성을 통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이란 목표를 내건 과학벨트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김중현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은 브리핑에서 “과학벨트는 진화된 아시아의 실리콘 밸리로서 세종시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계도 세종시 발전 방안에 과학벨트가 포함된 데 대해 과학계 최대 사업이 ‘탄탄대로’에 올라설 토대가 마련됐다며 일단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세종시 예정 지역 내 330만㎡에 들어설 과학벨트 거점지구는 ‘세종국제과학원(가칭) 설립’이 핵심이다. 총 6100여명이 고용될 이곳에는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국제과학대학원, 첨단융복합연구센터, 16개 국책 연구기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는 세종국제과학원을 일본의 이화학연구소,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에 필적하는 아시아의 과학 중심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초과학연구원은 고위험, 장기 연구가 필요한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원천기술 연구를 수행하게 되며 중이온가속기는 우주물리, 원자력, 의료 등 분야에서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뛰어넘는 선도적 연구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외 우수 이공계 인재가 모여드는 1800명 규모의 국제과학대학원 설립도 추진된다. 핵융합, 태양광, 바이오 융합 등 국가 지원이 필요한 첨단 융복합 거대과학 분야 연구를 위해 첨단융복합연구센터도 설치된다. 정부는 올해 기초과학연구원과 융복합연구센터를 착공하고 국제과학대학원(2011년), 중이온가속기 설치(2012년)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키로 했다.

김 차관은 “세종시는 인근에 대덕연구개발특구 등 정부출연 연구소, 기업 연구소, 기업, 대학들이 집적돼 있어 연계 발전시키기 좋으며 우수 연구인력 확보도 용이하다”면서 “과학벨트를 세종시-대전-오송-오창을 묶는 ‘C벨트’로 발전시키고 이후 천안·아산-전주·광주-대구·부산 등 서남권과 동남권, 수도권까지 연결되는 ‘K벨트’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학벨트가 빨리 추진되기 위해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과학벨트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 문제는 세종시 발전 방안의 제도화를 위해선 과학벨트특별법과는 별도로 행복도시특별법 개정이 필수적인 만큼 이 과정에서 치열한 정치적 공방이 벌어질 경우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key Word : 중이온가속기

양성자에서 우라늄에 이르기까지 모든 물질을 전기 띤 이온 상태(중이온)로 만들어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하고 충돌시키는 장치다. 현재 정부가 개념 설계 중인 중이온가속기는 최대 500MeV(메가전자볼트)의 에너지로 중이온을 가속한다. 물리, 생명과학 등 기초과학을 비롯해 원자력, 신소재 등 활용 분야는 다양하다. 중이온 빔을 이용해 암 치료도 할 수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