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그레이드 SUV’ 올해도 씽씽 달리나… 노후차 교체지원 부담은 줄어
입력 2010-01-11 20:11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수요층의 변화가 시작된 데다 각종 편의시설을 장착해 마니아층도 넓어졌다. 과거엔 20∼30대 젊은층에서 SUV를 주로 찾았으나 최근에는 50대 이후 세대로 수요층이 이동할 조짐이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자동차 메이커들은 차별화된 SUV를 내놓고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5일부터 2010년형 ‘QM5’(사진 위) 판매에 들어갔다. 전 모델에 공기저항을 최소화하는 루프 스포일러를 장착하고 외장 색상도 새로 적용했다. 가솔린 2WD 씨티 모델은 연비를 기존 ℓ당 11.2㎞에서 11.8㎞로 향상시켰다. 장 마리 위르티제 사장은 “고객 선호사양이 적용된 2010년형 QM5를 통해 더 큰 만족감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4일 편의 및 안전사양을 강화한 2010년형 ‘렉스턴’ ‘카이런’ ‘액티언’(사진 아래) ‘액티언스포츠’ 등 SUV 전 차종을 새로 출시했다. 쌍용차는 인테리어 재질을 고급화했으며 색상도 변경해 상품경쟁력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엔진 및 구동 계통 애프터서비스 기간도 기존 3년 6만㎞에서 5년 10만㎞로 늘렸다.
기아자동차는 3월 고성능 R엔진과 6단 변속기를 탑재한 2010년형 ‘스포티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2004년 8월 이후 4년 반 만에 완전 변경되는 모델이다. 기아차는 또 지난 6일 R엔진과 6단 변속기로 힘과 연비를 대폭 향상시킨 미니밴 ‘카니발R’을 출시했다. 연비가 ℓ당 12.8.㎞로 미니밴 최고 수준인 만큼 SUV 수요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SUV 인기와 관련이 깊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집계 결과 2009년 SUV는 내수시장에서 24만5862대가 팔려 전년(17만8094대)보다 판매량이 38.1%나 늘었다.
협회 관계자는 “이전에는 주로 청장년층 일부가 SUV를 구입했지만 지금은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고가인 SUV 수요 연령층이 확대됐다”며 “특히 지난해 정부의 노후차 교체지원으로 부담도 줄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이 QM5 구매고객 연령대를 조사한 결과 2008년에는 35∼39세와 40∼44세가 가장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25∼29세에 이어 50∼59세가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또한 투싼ix, 쏘렌토R 등 인기 신차들도 수요를 촉진시킨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11일 “은퇴를 앞둔 세대들이 인생을 즐기기 위해 SUV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면서 “수요층의 변화가 오는 시점에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경쟁업체에 뒤질 수 있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들이 새로운 SUV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