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 “레드오션에도 성장기회 있다”

입력 2010-01-11 18:55

기업은 블루오션(새로운 시장)을 찾아 성장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신사업 발굴에만 매달리기 쉽다. 하지만 레드오션으로 치부되는 기존 시장에도 성장의 기회가 숨겨져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LG경제연구원은 11일 보고서에서 ‘버릴 것도 다시 보는 지혜’를 발휘한 해외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일본 후지필름은 디지털화 광풍 속에서도 즉석카메라와 필름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 아날로그에 향수를 느끼는 수요, 즉 디지털화 트렌드에 반하는 ‘역(逆)트렌드’가 분명히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후지필름의 판단은 틀리지 않아 즉석카메라 인기 수혜를 독차지하며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냉장고 후발업체(3위)인 아오마는 브랜드에 투자하는 대신 브랜드 업체의 생산대행(OEM)에 집중했다. 또 유럽에서 대형 브랜드 업체가 맞출 수 없는 소형 냉장고 등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브랜드와 판매망의 열세라는 후발주자의 약점을 포지셔닝 차별화로 극복한 것이다.

미국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을 내놓을 때 기존 휴대전화 제조사들처럼 통신사업자의 요구에 맞추지 않고 최종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을 기획했다. 또 변화를 모색하는 2∼3위 통신사업자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제품을 공급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