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종시 수정안] 野 단식·삭발… 실력행사 돌입
입력 2010-01-11 22:02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되자 야당은 일제히 결사 저지를 선언하며 단식에 삭발식까지 하는 실력행사에 돌입했다. 정운찬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안을 공동 제출키로 하는 등 연대 투쟁 움직임도 본격화했다.
민주당은 11일 오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세종시 수정안은 사탕발림과 숫자놀음으로 치장된 세종시 백지화 대안”이라며 “국민과 함께 세종시 백지화 음모를 저지하기 위해 정권 심판 운동에 돌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세균 대표는 “대통령 말 한마디면 국회를 통과한 법도 휴지로 변해버리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라고 분개했다. 이강래 원내대표는 “정부가 수정안을 국회로 가져온다면 다른 야당과 협력, 정 총리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표 최고위원은 세종시 수정안을 ‘대국민 사기극’으로 평가하며 “표로서 MB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충청 출신인 노영민 대변인은 논평에서 “냅둬유, 개나 주게”라며 사투리로 쏘아붙였다.
민주당은 전국 10개 혁신도시 지역을 돌며 세종시 수정안에 따른 혁신도시 무력화를 공론화하는 등 여론전에 나서기로 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의 반발은 최고조에 달했다. 수정안 발표 직후 류근찬 원내대표를 비롯한 5명의 충청권 의원은 삭발식을 가졌다. 이들은 “충청 땅은 수도권 중심론자들의 기득권 유지 수단으로 전락하고 등 떠밀린 재벌들의 땅투기장으로 변했다”며 “승리의 날까지 투쟁할 것을 엄숙히 다짐한다”고 결의했다. 선진당은 12일 대전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기로 했다.
앞서 이회창 총재는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정부의 수정안은 최악의 정책 실패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