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110원대 급락… 외환당국 개입

입력 2010-01-11 21:38


원·달러 환율이 7거래일째 내림세를 지속하며 1110원대로 하락했다. 환율 하락(원화 강세)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자 외환당국은 구두개입과 함께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개입을 단행했다. 증시에서도 원화 강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가 급락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8일(1130.50원)보다 10.70원 내린 1119.80원으로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111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8년 9월 17일(1116.00원) 이후 처음이다. 사실상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외환은행 김두현 차장은 “전 세계적인 달러 약세 흐름에다 한국경제의 건실한 회복세가 부각되며 아시아 국가 통화 중에서도 역외세력들의 매수세가 원화에 몰리고 있다”며 “원화 강세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손병두 기획재정부 외화자금과장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투기적(달러 매도) 거래가 심각한 수준에 달해 이를 바로 잡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환당국이 장 마감 무렵 달러를 사들이는 시장개입도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환율 급락으로 증시 상승세도 제동이 걸렸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4포인트(0.07%) 내린 1694.12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2.92%) LG전자(-0.45%) LG디스플레이(-4.58%) 등 IT주와 현대차(-4.25%) 기아차(-3.10%) 현대모비스(-2.97%) 등 자동차주가 환율 급락에 따른 이익 모멘텀 우려로 크게 떨어지면서 주가 상승세의 발목을 잡았다.

배병우 김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