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세종시 수정안] 삼성,그린에너지·헬스케어 등에 2조500억 투자… 1만5800명 고용

입력 2010-01-11 20:15


삼성그룹은 11일 삼성전자 등 5개 계열사가 그린에너지와 헬스케어 등 신사업 중심으로 세종시에 2015년까지 모두 2조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투자규모는 이번 세종시에 유치된 국내외 5개사 총 투자금액(4조5000억원)의 절반에 근접하는 것으로, 1차 기업유치 결과만 보면 세종시를 ‘삼성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삼성이 확보할 세종시 부지는 165만㎡(50만평) 규모로 삼성전자 삼성LED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등 5개사가 입주하며 총 고용인원은 1만5800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경기 기흥·수원(반도체)과 충남 탕정(LCD), 경북 구미(휴대전화) 등에 이은 삼성의 신성장동력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투자할 분야는 그린에너지와 헬스케어 등이다. 그린에너지 사업은 차세대 전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사업 등으로 총 1조1200억원을 투자한다. 차세대 전지의 경우 삼성SDI가 대용량 전력저장용 전지 및 연료전지에, 삼성전자는 태양전지에 투자할 계획이다. 태양전지는 낮에만 발전이 가능한 반면 대용량 전력저장용 전지는 굳이 전력을 한전에 보냈다가 다시 받으면서 손실을 낼 필요 없이 저장했다가 쓸 수 있어 효율이 높다. 삼성은 대덕연구단지의 연구기관 및 SDI 천안공장과 연계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LED 조명사업은 삼성LED가 조명엔진 생산기지를 만들어 연간 1억대 생산용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4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합작법인으로 출범한 삼성LED는 수원, 용인 공장에 이어 국내 3번째 LED 생산라인을 세종시에 증설하게 된다.

헬스케어는 생명공학기술(BT)과 정보기술(IT)을 융·복합한 첨단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를 대상으로 33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밖에 1500억원을 투자해 세종시에 데이터센터 및 콜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기는 세종시 주변에 위치한 연기공장에 4500억원의 고부가 패키지용 기판 투자를 계획 중이다. 세종시가 타 지역 투자를 빼앗는다는 지역 여론을 감안, 삼성전기는 부산공장에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등에 올해부터 2013년까지 4800억원을 추가투자하기로 했다.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부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2007년 10월부터 신사업팀을 만들고 향후 수십년을 먹고 살 신수종사업을 찾아왔다”며 “여러 곳을 검토하다가 세종시가 여건상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국회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정부가 발표한 국제과학 비즈니스벨트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굳이 세종시에 갈 필요가 없다”며 추후 세종시 관련법안 통과여부에 따라 세종시 투자계획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명희 기자 mh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