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곳에 그물을 던진다] 부산 예동교회

입력 2010-01-11 20:53


‘원 포인트’ 복음화 전략으로 9년만에 더블 성장

매 주일 강남, 분당, 목동, 일산, 평촌 지역 교회 강단에서 유명 목회자들 간 ‘별들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 부산은 연제구에서 전개된다. 이곳에는 풍성한교회나 거제교회, 사직동교회가 위치하고 있으며 조만간 부전교회가 이전할 예정이어서 급부상하는 지역이다. 연제구에서 대형교회는 아니지만 출석 성도 600명의 중형교회로 탄탄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부산 거제동 예동교회(신건일 목사)는 지역사회를 섬기고 교회의 본질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공동체로 꼽을 수 있다. 이 교회는 성도들의 자발적 참여라는 강점 아래 부산교대 전도 집회와 지역 나눔, 지역문화센터 운영, 개학 새벽기도회 등 다양한 ‘콘텐츠’로 지역사회를 파고들고 있다.

신건일 담임목사가 부임한 이래 보수적이고 샤머니즘적인 정서가 견고한 지역적 특성을 뛰어넘어 2배의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예배 중심, 말씀 중심의 전통적 신앙가치를 실천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성도들은 신 목사 부부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갖고 있다.

버스로 1시간을 달려와 매주 예배를 드리고 있는 김문자(67·여)씨는 “목사님의 성품이 좋은데다 기도와 말씀의 영적 권위를 갖고 계셔서 목사님을 사랑하는 성도가 무척 많다”면서 “꿈에서도 목사님 꿈을 꿀 정도로 좋다”고 싱글벙글 웃었다. 김형숙(55·여)씨도 “목사님의 모토가 ‘인물 되고 재벌 되라’는 것인데 전 성도가 ‘아멘’으로 기도하고 있다”며 “생활과 목회가 일치하는 목사님의 삶을 보며 성도들이 편하게 다가서고 있다”고 말했다. 차정임(51·여)씨는 교회 때문에 아예 근처로 이사한 케이스다. 차씨는 “목사님의 기도로 최근 질병이 낫는 기적을 체험했는데 사는 게 정말 기쁘다”면서 “3년 전부터 저녁 9시면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교회에 모여 중보기도를 하고 있는데 사모님의 눈물의 기도는 성도들에게 큰 감동과 은혜를 준다”고 했다.

예동교회가 지역사회를 복음화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전도 방법은 ‘원 포인트(One point)’ 전략이다. 한 지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길을 여는 것이다. 교회는 인근에 위치한 부산교대 학생들을 전도하기 위해 호텔 식사 못지않은 음식을 차리고 매년 전도 집회를 열고 있다. 성도들은 초기에 반신반의했지만 참석자가 50명에서 600명으로 부쩍 늘자 그 가치를 깨닫기 시작했다.

또 지역 소년소녀가장과 저소득층 15가구를 기관별로 돕고 있으며, 교회 주변 취약계층 50가구에 쌀과 김치를 전달하고 있다. 구청과 경찰서, 소방서를 찾아가 내복과 양말, 족구세트 등을 전달하고 있다. 주차장 개방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성해표(63) 장로는 “평생 제자들을 길러내며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교사들의 영적 무장을 위해 6년째 교대 전도 집회를 하고 있다”면서 “전도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헌신한 성도들의 높은 수준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지역 문화센터 격인 ‘오픈 스쿨(Open school)’은 성도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시작됐다. 이 교회는 매주 토요일 메이크업과 패션 연출, 꽃꽂이, 요리, 오카리나, 법률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지역사회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올해 연제구청 지원 사업에 선정돼 200만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김애경(46·여)씨는 “법원과 검찰청 등 법조타운이 형성된 신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에 대형마트의 문화센터 외에는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서 “지역의 전도 대상자들을 여러 가지 형태로 만날 수 있다는 생각 아래 담임목사님께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시고 지원해 주셨다”고 말했다.

부산의 ‘8학군’으로 불리는 지역 특성답게 교회는 자녀 교육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회는 매년 개학 초엔 ‘개학 특별새벽기도회’라는 기도회를 개최하는데 유치부부터 청년부까지 100여명의 학생이 부모와 함께 새 학기를 기도로 준비한다. 교회에선 아침식사도 준비한다. 매 학기 기도회에 참여하고 있는 박세희(16·여)양은 “학기 초 새벽 6시면 어김없이 교회에 와서 공부도 잘하고 새 친구와 좋은 선생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면서 “기도 때문인지 공부도 잘되고 친구관계도 잘 형성 된다”고 말했다. 박양은 “교회에 감사한 마음이 들어 매년 목사님과 장로님에게 직접 카드를 만들어 드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회는 이밖에 “부교역자를 한국교회의 차세대 지도자로 길러내야 한다”는 담임목사의 제안에 따라 2003년부터 부교역자의 대학원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부산=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