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양교회 ‘함께하는 목회’… 400여쪽 목회계획서 성도들과 공유
입력 2010-01-10 09:22
서울 노유2동 신양교회(이만규 목사)가 10년째 담임목사의 목회계획서를 성도들이 함께 공유하며 아름다운 공동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교회는 지난 3일 주일예배에서 2010년 새해 목회계획서를 배포했다. 거기엔 기존에 해오던 이 목사의 목회사역 외에 목회 연구와 사회선교 사역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목회사역실, 목회연구실, 사회선교실을 신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를 성도들이 이해하고 따라주지 않는다면 목회 변화는 그냥 구호로 그치기 쉽다. 그래서 이 목사는 400여 쪽에 달하는 목회계획서 지침서를 따로 만들었다. 거기엔 새로운 목회계획에 대한 취지, 구체적으로 목회계획을 진행하기 위한 절차와 방법이 모두 담겨 있다. 더욱이 오는 13일엔 목회계획을 설명하는 세미나도 갖는다. 모든 성도들이 대상이다.
보통 목회계획은 연말, 연초에 한두 장짜리 보고서를 만들어 주보에 끼워서 배포하는 경우가 많다. 이마저도 생략하는 교회가 훨씬 많은 실정이다. 신양교회의 이 같은 목회계획 보고는 10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이 목사만의 독특한 목회 방법이다.
이 목사는 “성도들도 목회철학과 계획을 이해하고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시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노력 덕분에 실제 성도들도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게 이 목사의 설명이다. 이 목사는 “목회철학에 대한 이해 정도는 성도들이 드리는 주일예배 대표기도 때 그대로 드러난다”며 “지난해 성도들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대부분 성도들이 목회철학을 잘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교회 박현수 장로는 “신양교회 성도들은 담임목사의 가르침에 따라 목회는 교역자만이 아니라 성도가 함께해야 하는 것임을 잘 이해하고 있다”며 “새해 첫 달 한 달 동안 계속되는 목회계획 설명과 세미나를 통해 성도들은 한 해의 목회를 공동으로 시작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양교회는 교단(예장 통합) 내에서나 지역사회 속에서 ‘연구·개발(R&D)을 통해 앞서가는 교회’ ‘지역사회 속에 깊이 뿌리내린 교회’란 평을 얻고 있다. 거기엔 이 목사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함께 이를 이해하고 동참해온 성도들의 헌신이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목사는 목회계획 외에도 교회 홈페이지에 수시로 자신의 비전과 기도, 한국교회에 대한 제언 등의 글을 올린다. 홈페이지 담임목사 소개 밑에는 목회철학, 목회 중점사항, 10대 중점사역 등도 올려놨다. 목회철학뿐만 아니라 담임목사의 생각과 마음까지 성도들이 공유할 때 좋은 교회를 세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