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의 희망,强小기업-(30) 블루앤] ‘음이온 LED램프’로 친환경 밝힌다
입력 2010-01-10 19:14
환경화학으로 박사 과정까지 수료한 연구원의 머릿속엔 늘 ‘청정 환경’이 그려져 있었다. 숱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친환경 제품을 내놓고 싶었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대만 럭키파올린환경화학 연구원 출신으로서 인류에 보탬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카이스트 벤처기업 블루앤(BlueN)의 이청호(51) 대표이사 사장 이야기다.
블루앤의 사명은 청정 환경(Blue eNvironment)을 의미한다. 이 사장은 ‘공기 속 비타민’으로 불리는 음이온 연구에 흠뻑 빠진 인물. 2002년부터 연구한 무오존 음이온 발생기와 음이온 램프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2005년 블루앤을 세웠다. 이 사장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거는 글로벌 환경화학 기업을 목표로 창업했다”고 말했다.
블루앤은 음이온 발생 조절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응용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음이온 발생 공기청정기, 빛과 음이온을 함께 발산시키면서도 몸에 해로운 오존은 발산하지 않는 음이온 LED램프, 미네랄 환원수기 등을 제조하고 있다. 대부분 특허 기술이다. 2005년 음이온 발생기를 시작으로 2008년 음이온 환원수기, 지난해 음이온 LED램프 등 특허를 출원했다. 음이온 LED램프는 세계 최초다. 지난해 가을에는 미국에 음이온 발생기 특허를 출원했다.
음이온을 발생시킨다고 선전하는 제품은 많다. 하지만 음이온을 눈으로 볼 수 없으니 성능 확인은 쉽지 않다. 이 사장은 “음이온 제품과 2m 떨어진 거리에서 수치를 측정하면 확인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블루앤 제품은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보다 3배가량 많은 음이온이 발생되도록 제조하는 기술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그럼 음이온의 효과는? 매연, 전자파, 다이옥신, 혼탁한 실내 환경 등은 양이온을 띠고 있다. 게다가 컴퓨터 전자기기 형광등을 많이 사용하면 음이온은 양이온에 비해 세력이 약해진다. 현대사회는 공업화 여파로 양이온 위주 세상이다. 음이온을 보충해야 할 필요성이 많다. 호흡 등으로 음이온을 흡수하면 안정감이 더해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앤은 오염에 찌든 환경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이들을 위해 음이온 제품을 만드는 데 나선 것. 이 사장은 지난해 9월 ‘기적의 음이온’이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음이온 발생 공기청정기, 램프 등을 작동시키면 먼지 제거는 물론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 등 세균을 잡고 새집 증후군을 막을 수 있다. 바이러스도 잡는다.
블루앤은 신종 플루 바이러스(H1N1)를 제거시키는 기능을 확인하면서 미국에 특허를 출원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카이스트 선정 ‘2009년 프리스타 벤처기업’ 금상, 카이스트 ‘2008년 산학협력단 우수기업상’ 등을 수상했다.
여기까지 듣고 보면 상승 가도를 질주하는 기업으로 비친다. 이 시장은 “5년간 완제품만 10번 실패했다”며 “소비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해 수억원을 날린 제품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실패 하나하나가 다 자산입니다. 손실을 입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죠. 하지만 실패한 경험은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제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우리가 ‘연기 먹는 LED램프’라고 부르는 제품이 대표적이죠.”
램프를 일반 전구 형태로 제작했더니 램프 뒤편이 검게 변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특정 부분엔 음이온이 다량 발산된 반면 양이온이 활개치는 사각지대를 커버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3년여 연구 끝에 내놓은 작품이 심지 모양으로 생긴 연기 먹는 LED램프다. 미관도 좋아 잘 팔리기 시작했다.
블루앤은 올해 자전거도로용 파워LED가로등, 집중력을 높여 공부하거나 일할 때 숲 속 공기 수준의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감성조명 스탠드 등을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이 장악한 음이온 측정기 시장에도 도전키로 하고, 지난 1일 도쿄에 첫 해외지사를 설립했다.
블루앤은 지난해 말까지 일본 독일 베트남 등 20개국 유통업체와 23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는 300억원 이상의 수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전=유병석 기자 bs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