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이어 수도권까지 청약률 ‘0’ 아파트 속출

입력 2010-01-10 19:14

청약률 ‘제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지방에 이어 최근에는 수도권까지 이어지면서 미분양 먹구름이 분양시장을 짙게 드리우고 있다.

금융결제원은 지난달부터 지난 8일까지 청약신청을 접수한 59곳 중 10개 단지(공공임대 포함)의 청약률이 ‘0’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6개 분양단지 중 1곳은 아예 청약자가 없는 상황이다.

13일 당첨자 발표를 앞둔 경남 사천시 죽림동 ‘아리안 1차’ 아파트는 125가구 모집에 청약자가 한명도 없다. 346가구를 모집한 충남 천안 병천면의 ‘레이크펠리스’ 역시 3순위까지 신청자가 없는 등 지방에서의 청약률 저조가 두드러졌다.

수도권과 대도시도 예외는 아니다. 조양종합개발이 지난달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역곡동에 40가구를 분양한 ‘부천 휴캐슬’과 대전시 대덕구 평천동의 ‘덕암 신일유토빌’ 322가구도 청약자가 없었다. 지난달 경기도 고양 일산 2지구에 분양된 ‘현대 성우 오스타’ 124가구에는 청약자가 고작 1명뿐이었다.

이 같은 현상은 다음달 11일 끝나는 신규 분양아파트 양도세 감면혜택 시한을 앞두고 쏟아지는 ‘밀어내기’ 분양에 따른 공급과잉 탓이 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투자가치가 뚜렷한 단지는 여전히 높은 청약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아파트 브랜드 인지도나 입지, 분양가격 등 수요자 선호도에 따른 청약 양극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는 올해 수도권 중소형(85㎡) 아파트 입주물량이 6만7697가구(임대 제외)로 지난해(6만9216가구)보다 2.1% 감소했다고 밝혔다. 2003년 이래 7년 만에 최소 물량이다.

이영진 닥터아파트 이사는 “주택 수요자들의 중대형 선호도가 높았던 2006년까지 건설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아파트 분양에 주력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건설사들이 최근 2∼3년간 중소형 분양을 늘려온 터라 입주시점인 2011년이면 중소형 입주물량은 다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