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1월14일 KB금융 종합검사 돌입… 강정원 ‘서바이벌 게임’ 승리할까

입력 2010-01-10 19:04


금융감독원이 이번 주부터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해 종합 검사에 나선다.

금감원은 부인하고 있으나 이번 검사의 주요 초점이 강정원 국민은행장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집중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따라서 강 행장의 회장 내정 파문, 금감원의 반격(강 행장의 회장 내정자 사퇴), 강 행장의 재반격(김중회 지주 사장 경질)에 이어 4라운드 불퇴전에 돌입하는 셈이다.

금감원은 오는 14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해 종합검사에 착수한다고 10일 밝혔다. 검사 기간은 한 달. 금감원은 40여명의 조사인력을 투입, 각종 의혹을 규명할 계획이다.

이번 검사는 크게 4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금감원은 국민은행이 2008년부터 8000억원을 투자,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30.5%를 사들였으나 주가 폭락으로 지금까지 2500억원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10억 달러 규모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것도 조사 대상으로 손꼽힌다. 당시 우리나라가 국제 금융위기 여파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연 7.25%의 높은 이자를 물면서까지 외화를 조달할 필요가 있었는지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자회사가 2007년 영화 제작에 거액을 투자했다가 흥행 실패로 손실을 본 것과 관련, 강 행장이 권한을 남용한 혐의도 규명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사전조사에서 강 행장의 운전기사를 면담 조사하고 차량 운행일지를 확보한 상태다. 차세대 전산시스템을 교체하면서 KB금융지주 사외이사를 편법 지원하는 등 사외이사와의 결탁 의혹도 이번 종합검사에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BCC 투자는 차익 목적이 아니라 해외 진출 차원이었으며 커버드본드 역시 그 당시에는 적절한 금리로 발행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도 이번 검사가 강 행장의 개인 비리에 포커스가 맞춰진 것 아니냐는 지적에 부담스러운 입장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 위험 관리실태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지 강 행장에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