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금리 인하로 방향 튼 은행들

입력 2010-01-10 18:43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서 가산금리를 높게 책정,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에도 꿋꿋이 버텼던 은행들이 결국 금융감독 당국의 압박에 하나 둘 손을 들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11일부터 CD(양도성예금증서) 연동 변동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2% 포인트 내린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5.58∼6.50%에서 5.38∼6.30%로 떨어진다. 1억원을 빌릴 경우 최고금리 기준으로 이자부담이 연간 20만원 줄어든다.

이번 금리 인하는 올해 말까지 1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CD 연동형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기존보다 0.2% 포인트 낮아져 연 5.88∼6.70%가 적용된다.

외환은행은 11일부터 CD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를 0.2% 포인트 낮춘다. 대출금리는 지난 주말 연 5.12∼ 6.67%에서 이번 주부터 연 4.92∼6.67%로 하향 조정된다.

앞서 기업은행은 올 연말까지 한시적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금리를 0.5% 포인트 낮췄고, 외국계 은행인 HSBC은행은 0.3% 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국민과 신한 등 다른 시중은행도 대출금리 인하에 동참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감독 당국이 은행별로 가산금리를 공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금리 인하 도미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대출금리체계 변경 논의를 지켜본 뒤 금리 인하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정기예금과 은행채, CD 등 은행의 실제 자금 조달원을 가중 평균한 새로운 기준금리를 만들고 있으며 이르면 2월부터 새 기준을 도입할 전망이다. 새 기준금리 체계를 도입하면 현재보다 대출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은행권은 최근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출금리를 낮추면 은행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황일송 기자 il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