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발표] 野 ‘원안사수’ 대규모 장외 집회
입력 2010-01-10 18:25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발표를 하루 앞둔 10일 야당은 대규모 장외 집회를 개최하며 수정안에 거세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오전 10시 충남 공주 계룡산에서 당원 등 1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행복도시 원안사수 등반대회’를 열고 세종시 원안사수를 결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 내 원안 찬성 세력인 친박 진영과의 공조를 공식 제안했다. 세종시 수정법안이 국회에 넘어와도 50∼60명에 달하는 친박 의원들과 힘을 합쳐 입법을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또 세종시 이슈 선점에 있어 여권 내 친박 진영에 밀리고 있는 상황을 ‘연대’ 카드를 통해 반전시키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정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행복도시특별법은 교육기능과 과학·기업 기능을 모두 포함하고 있기에 이 정권이 얘기하는 소위 수정안은 원안의 일부”라며 “원안의 핵심인 행정중심 기능이 빠진 것은 세종시도 행복도시도 아니고, 이명박 정권식의 기업도시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거짓말로 사기 쳐서 표를 모아 대통령이 된 것을 사죄하려면 대통령직을 내놔야 한다”며 “대통령직은 갖고 있으면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로 행복도시를 불행도시로 만들려는 이 정권을 국민은 용서하거나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정권이 지방선거에서 패해 레임덕에 빠지고 박근혜 전 대표와 내홍에 싸이면 기업은 중간에 땅 팔고 도망가 세종시는 빈 깡통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권을 지역기반으로 둔 자유선진당은 세종시 원안 고수에 명운을 걸고 강경 투쟁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선진당은 오후 2시 이회창 총재를 비롯한 주요 당직자들과 당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충남 천안에 있는 충남도당사무소에서 ‘세종시 원안사수 투쟁본부’ 현판식을 가졌다.
이 총재는 격려사에서 “세종시 원안을 백지화하고 혁신기업도시를 무력화하는 이 정부의 오만함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며 “당력을 총동원해 수정안을 저지할 것이며 세종시 수정을 반대하는 모든 정파와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입주 대기업에 땅을 싼값에 분양하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관련, 이 총재는 “수년간에 걸쳐 진행될 대기업 입주가 현 정권의 임기 이후에도 지속될지 의문”이라며 “대국민 사기극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선진당은 12일 대전시 으능정이거리에서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 계획이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