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수정안 오늘 발표…정국 긴장 고조

입력 2010-01-10 21:59

정운찬 국무총리가 11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세종시 민관합동위원회를 주재한 뒤 오전 10시 세종시 수정안을 공식 발표한다. 이에 따라 세종시 수정안을 둘러싼 여여(與與) 및 여야(與野)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수정안에는 당초 원안에 담겼던 9부2처2청의 정부 부처 이전을 백지화하고, 세종시를 교육과학 중심의 경제도시로 육성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세종시에 입주할 대기업과 중견기업·대학과 연구기관의 명단, 토지이용 계획, 투자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 내용, 주민 지원 대책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청와대 박선규 대변인은 10일 “최종안이 나오면 이성적으로 논의되고 합리적인 판단이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이성적으로 국민을 설득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고, 설득의 일환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는 방법도 같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9일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정몽준 대표와 정운찬 총리 등이 참석한 당정회의를 갖고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적극 공조를 다짐했고, 10일에도 당정청 8인회의를 열어 향후 추진 계획과 대국민 설득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뒤 곧바로 대전 지역을 방문, 충청권 여론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정 총리는 충청 지역민들에게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을 직접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친박계와 야당은 수정안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수정안 발표 이후 여야 관계는 물론 여권 내 갈등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핵심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이 나와도 친박계는 협조할 수 없고, 설사 당론으로 채택되더라도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될 게 뻔하다”며 박 전 대표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대규모 장외 집회를 갖고 반발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한나라당 친박계 의원들을 포함해 행복도시 원안에 동의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힘을 모아 현 정권이 추진하는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