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관 40주년 맞는 국내 첫 상업화랑 갤러리 현대

입력 2010-01-10 18:04


국내 최초의 본격적인 상업화랑인 갤러리 현대의 역사는 우리나라 화랑의 발전사를 대변한다. 박수근 소품 첫 전시(1970년), 이중섭 사후 첫 유작전(72년), 소정 변관식 생애 첫 개인전(74년)를 비롯, 국내 화랑 중 해외 아트페어(시카고) 첫 참가(87년), 백남준 국내에서 첫 퍼포먼스(90년) 등은 한국화랑사에 남을 굵직한 이름이었다.

갤러리 현대는 1961년부터 서울 반도화랑에서 근무하던 박명자(67) 사장이 70년 인사동에 현대화랑을 열면서 출발했다. 75년 현재의 사간동으로 이전한 현대화랑은 87년 갤러리 현대로 이름을 바꿨다. 본관 근처에 신관을 마련했고 2002년 인사동에 젊은 작가 중심의 두아트 갤러리를 열었다.

2004년에는 건물 뒤편의 한옥을 인수해 와인바를 겸하는 두가헌갤러리를 개관하고 2008년에는 신사동에 강남점을 개관했다. 올들어 사간동 16번지 가옥에 대안공간 성격의 ‘갤러리 16번지’를 마련했다. 외형적인 발전 외에도 근현대 대표 작가 대부분이 갤러리 현대를 거쳐 갔다고 할 만큼 잊히지 않는 전시를 많이 개최했다.

창업주 박 사장은 2006년 둘째아들인 도형태(41) 대표에게 경영을 맡긴 채 현재는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이지만 여전히 미술계의 영향력 있는 인물 가운데 톱 클라스에 꼽힌다. 도 대표는 “화랑에 몸담은 지 10년이 됐지만, 아직도 어머니에게서 배울 게 너무 많다”면서 “그림을 보는 안목, 한우물만 파는 고집, 작가나 고객들과 맺은 신용은 아직도 따라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갤러리 현대는 40주년을 맞는 올해 여러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12일부터 2월 10일까지 ‘2010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서’라는 타이틀로 3개의 공간에서 전시를 연다. 신관에서는 도상봉 오지호 김환기 윤중식 박수근 이중섭 장욱진 김흥수 등, 본관에서는 박생광 김기창 천경자 이왈종 김병종 등, 강남점에서는 이응노 만관 유영국 침창렬 이우환 등 68명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어 박수근 45주기를 기념하는 전시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등 한국 현대미술의 근간을 이루는 작가들의 작품을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역할도 맡는다. 도 대표는 “마침 올해는 광주비엔날레나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등 국제행사가 많아 행사를 찾는 외국인들이 우리 미술을 들여다볼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02-734-6111).

이광형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