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서 이리저리 자세만…’ 산만한 아이, 허리 통증을 의심하라
입력 2010-01-08 21:15
[쿠키 생활] 겨울 방학을 맞아 척추 병원을 찾는 성장기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자신의 체형을 검사 받으려는 청소년들이다. 특히 수능이 끝나고 대학 입시 전형이 마무리되는 요즘 학생들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의 관심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성장기 어린이 척추질환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긴 시간 동안의 컴퓨터 사용과 운동 부족으로 점점 자세와 근력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인천 나누리병원 이동걸 원장은 “한 쪽 허리가 아프면 무의식적으로 반대 방향으로 자세를 취하게 된다”면서 “책상에 앉아 산만하게 이리저리 자세를 바꾼다면 허리 통증도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즉 바른 자세로 앉지 못하고 산만한 아이일수록 허리 통증을 의심해 보라는 충고다.
#집중력 부족한 이유 또 있네
학교나 도서관 등에서 흔히 한쪽으로 치우쳐 앉아있는 학생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허리와 엉덩이를 앞으로 내밀거나 고개를 앞쪽으로 내민 학생도 있다. 이런 자세가 오랫동안 유지되면 과중한 압력이 척추 뼈와 근육뿐만 아니라 척추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에까지 전달된다. 결국 디스크가 빠져 나와 신경을 자극하는 허리디스크병까지 발전한다.
턱을 괴는 자세도 마찬가지다. 머리의 무게를 손과 목이 나눠 분담을 한다고 하지만 앞으로 쭉 내민 목 자세 때문에 목뼈(경추)와 어깨 근육들은 경직되어 더욱 더 뻣뻣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세도 한 쪽 치우쳐져서 척추에는 많은 부담이 가중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척추가 튼튼하지 못한 학생들은 바른 자세를 갖는 것이 더욱 더 어렵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쪽 허리나 어깨에 통증이 나타나면 반대 방향으로 자세를 취한다. 특히, 허리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할 때처럼 고정된 자세를 꾸준히 취해야 할 때, 몸의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하다. 어린 아이일수록 자신도 모르게 반복적으로 이리저리 자세를 바꾸다 보면 점점 습관으로 굳어져 정서도 산만한 어린이가 되는 것이다.
특히 목 어깨 부위 근육이 경직되면 근막통증후군, 긴장성 두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경직된 근육으로 인해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면 뇌까지 혈액과 산소 공급에 지장을 초래해 어지러움, 메스꺼움, 두통으로 집중력까지 떨어질 수 있다.
#청소년 도수 치료로 자세교정까지
청소년들에게 흔하게 발견되는 척추질환은 척추 측만증을 비롯해 디스크, 거북목 증후군, 긴장성 두통, 강직성 척추염이다. 이 질환을 가지고 있는 청소년들은 대개 신체의 좌우 대칭이 맞지 않는 불균형이다. 이런 불균형은 나이가 들면서 점차 굳어져 성장이 멈춘 성인이 되면 더 큰 문제를 낳기 때문에 자세 교정이 시급하다.
성장기 척추 질환은 대부분이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수술 보다는 도수 치료를 이용한다면 자세 교정까지 가능하여 치료 효과가 더욱 높아진다. 도수 치료는 손으로 아픈 곳을 검사하거나 치료하는 물리치료의 일종이다. 신체불균형, 만성통증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몸을 당겨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는 견인 치료, 일정 강도의 압박을 반복적으로 주는 압박 치료, 스트레칭을 포함한 신전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 도수 치료는 단 1회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최소 1달 이상 꾸준한 치료를 받아야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구부정한 허리, 두 배 더 아프다
나누리병원 임재현 의무원장은 “성장기에 허리가 아프면 그 만큼 활동량과 운동량도 줄어들어 근육 약화를 초래하여 병이 더 심해진다”며 “집중력과 활동성도 떨어지고 스트레스와 짜증이 늘어 정서 발달에도 악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주변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선 책상 자세부터 바르게 잡아야 한다. 보통 똑바로 서 있을 때 허리가 느끼는 부담을 100으로 할 때, 의자에 반듯이 앉아 있을 때 140이다. 만약 상체를 앞으로 과도하게 숙이거나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면 190까지 허리 부담이 높아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올바른 자세를 위해서는 엉덩이를 의자 안까지 넣는다. 그러면 허리는 자연스럽게 곧게 세워진다. 눈의 시선은 약 15도 정도 아래로 내려다 볼 수 있는 상태로 컴퓨터 모니터를 맞춘다. 또 무거운 가방을(의) 끈을 길게 늘어뜨린 채 매고 다니는 것도 좋지 않다. 어깨 끈을 조절하여 가방을 등에 바짝 밀착하도록 한다. 무엇보다도 우선 가방의 무게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자세도 20분 이상 유지하면 척추와 주변 조직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수시로 기지개를 켜고, 목 운동을 하면 좋다. 50분 마다 5분에서 10분 정도 쉬는 시간을 갖고 책상과 의자를 이용해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마음껏 뛰놀면서 운동효과를 통해 신체 저항력과 근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